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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마르코스 충성파 한때 반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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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마닐라UPI·AFP=연합】지난 2월 필리핀 대통령선거에서 「마르코스」 전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당선됐던 「아르투로·톨렌티노」씨(76)가 6일 밤 약3백50명의 반란군 지지 하에 수도 마닐라 시내의 한 호텔을 점거, 자신을 대통령권한대행으로 선언하고 「코라손· 아키노」정부에 대체할 내각을 구성했으나 수 시간 후인 7일 아침 반란군가운데 약2백명이 투항함으로써 실패로 끝났다.
이들이 투항한 후 정부군은 장갑차를 호텔에서 50m지점까지 접근시켜 봉쇄망을 압축했으며 한 블록 건너편에는 수 백 명의 폭동진압경찰이 배치되고 호텔건물이 바라다 보이는 마닐라 만에는 2척의 해군함정이 대기하고 있다.
마닐라 경찰군부사령관 「에드가·둘라·토레」대령은 호텔 측에 전기와 수돗물공급이 차단될 것이라는 통고가 있은 후 3백명 이상의 외국인 투숙객이 새벽에 철수했다고 밝혔다.
수도 마닐라는 정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학생들은 등교하고 직장인들은 일자리로 향했는데 문제의 호텔근처에는 일반인들의 접근이 금지됐다.
한편 대통령궁 소식통은 이번 반란의 주모자를 전 군사정보책임자「롤란도·아바딜라」준장이라고 지목하고 그는 지난 6월7일 대통령 궁을 점거하고 「아키노」대통령을 인질로 잡으려던 음모도 꾸몄었다고 말했다.
수도경비사령부 부사령관 「에밀리오·템플로」준장은 국영방송에서 「다닐로·벤투리나」중령을 위시한 6명의 장교가 2백명의 반란군인을 이끌고 투항했다고 밝히고 아직도 호탤을 점거하고 있는 반란군에게 투항을 촉구했다.
그는 「환·폰세·엔릴레」국방장관이 거사를 지지하는 걸로 잘못 알고 이들이 반란에 가담했으나 「엔릴레」장관이 라디오와 TV방송을 통해 「코라손·아키노」대통령에 대한 계속적인 지지를 다짐하는 것을 듣고 손을 들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라모스」군 참모총장과 함께 민다나오 섬을 방문중인 「아키노」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톨렌티노」씨를 내란선동죄로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노」대통령은 7일 아침 마닐라에 귀환하자마자 내각을 소집, 각료들과 군 지도자들과 함께 사태해결을 논의했다. 「톨렌티노」는 자신의 대통령권한대행선언과 아울러 지난 2월 「마르코스」축출을 몰고 온 군부반란을 주도했던 「엔릴레」국방장관을 국방장관 겸 수상으로 임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하와이에 망명중인 「마르코스」전 대통령은 이번 반란사건에 자신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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