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제 예상경로대로…미 금리인상시 기준금리 실효하한선 상향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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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한진해운 사태 등 변수에도 불구하고)경제가 7월에 전망했던 예상 경로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 사태, 김영란법 시행 등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현재로서는 2.7%인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한은 자체 모니터링 결과에서 보면 7월 중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영향으로 감소했던 소비, 설비투자가 8월에는 반등한 걸로 파악되고 건설투자도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경기회복을 저해하는 불확실성도 있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7월 전망 시의 예상 경로에 부합하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물가전망에 있어서는 전기요금 인하라는 분명한 하방요인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기료 한시 인하의 영향 등으로 전월의 0.7%에서 0.4%로 낮아졌다.

이 총재는 또 “미국 금리인상시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선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추가 기준금리 인하의 횟수나 폭이 당초 예상보다 작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회의 직후에는 “금리가 실효하한선에 근접하고 있지만 정책대응 여력이 소진된 것은 아니다”라고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영란법과 관련해서도 “중장기적인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서비스업종 등의 수요위축을 불러와 해당 업종의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만 법시행 이후에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 어떻게 집행하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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