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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소재 장편『만남』펴낸 소설가 한무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다산 정약용이라는 위대한 학자속에 배교까지해서 생존하고픈 인간적인 욕망이 감춰져 있는 것을 알고 평소 관심이 깊었습니다. 이 소설은 다산의 마음속에서 동양의 철학과 서양의 종교가 동등한 위치로 「만남」을 이룩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장편소설『만남』을 발간한 여류작가 한무숙씨(68)는 다산의 기구한 운명과 종교적 방황등에 이끌린 것이 이 작품의 창작동기라고 설명했다.
사교로 배척됐던 천주교를 받아들여 일생을 박해속에 불운하게 살다간 다산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완고한 유교주의 봉건사회속에 천주교가 뿌리 내려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문학성을 선행시켰고 배경에 깐 천주교 순교사는 정확한 고증을 거쳤습니다.
작품집필중 무엇보다도 뜻깊었던 것은 지난 84년 교황「요한·바오로」2세 방한때 정하상·유진길·조신철등 작중인물 3인에 대한 시성이 이루어진 일입니다』
85년7월에는 과로로 40여일을 입원했던 한씨는 모두 3년여의 집필기간을 소요한 끝에 원고지 2천2백50장(단행본 2권) 으로 소설을 완결지었다.
『하루 3∼4시간의 수면시간도 아까와 했을 정도로 작품에 매달렸습니다. 신유사옥·기해사옥 등 몇차례의 피비린내 나는 박해선풍속에서 순교자들의 꿋꿋한 신앙과 수난사가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육체의 고통과 달리 정신적으로는 매우 풍족한 시간들이었습니다.』
42년 장편소설『등불드는 여인』으로 등단한 한씨는 이후에 『역사는 흐른다』『빛의 계단』『석류나무집 이야기』등 많은 작품을 발표해 57년에 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만남』은 영문판으로 번역,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양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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