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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성과의 마지막 통화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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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해설위원 하일성. [중앙포토]

인기 야구 해설위원 하일성씨가 숨을 거뒀다. 67세.

하씨는 8일 오전 8시경 자신이 대표로 있는 서울 송파구 사무실에서 목매 숨진 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하씨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씨는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데다 사기혐의로 피소돼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 2월 말 부산 강서경찰서는 A선수를 NC 다이노스에 입단시켜주는 조건으로 돈을 받은 혐의(사기)로 하일성 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당시 하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에게 돈을 줬다는 A선수 아버지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돈을 빌린 적도 없다. 전화 통화만 두 차례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씨는 "(지난 2014년) 부산의 지인 B로부터 5000만원을 빌렸다가 3000만원을 갚았다. 나와 B의 거래이지 A선수나 그의 아버지와는 관계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하씨는 이 같은 내용을 호소하면서 본지 기자에게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러느냐. 이제 명예 하나만 남았다. 그건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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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씨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KBS 야구해설위원으로 데뷔해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다 2002년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건강하게 복귀했다. 상속재산도 많았고 소득도 괜찮았던 그는 1년에 억대의 소득세를 낼 정도였다. 그러나 자신 소유의 건물을 파는 과정에서 지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했고, 경제상황이 극도로 나빠졌다. 지인에게 돈을 빌리고 방송출연, 강연 등을 하며 일부를 갚으며 지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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