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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박물관"경주남산 본격 복원|3년계획…1차학술조사 착수 동국대 경주캠퍼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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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세계적 노천박물관인 경주 남산이 대대적으로 발굴, 복원된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신라문화연구소는 25일 경주시의 남산개발 마스터 플랜 수립을 위한 유적의 분야별·내용별·단계별 기초 학술조사 용역을 받아 1차 조사에 들어갔다. 경주 남산은 1940년 일제의 조선총독부 지표조사에서만도 3백24점의 역사 유적이 산재한 것으로 밝혀진 신라불교문화의 보고-.
일명 금오산으로 불리는 신라천년의 영고와 애환이 깃들인 역사현장인 남산은 조선조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 (세조)의 쿠데타에 항거, 승려가 된 생육신 김시습(1435∼1493년)이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쓴 곳이기도 하다.
문공부·건설부·경북도·경주시등이 공동 참여, 정부사업으로 추진하는 장기계획의 남산개발은 기초학술조사-발굴조사를 거쳐 관광자원화를 겸한 본격적인 복원사업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구체적 사업내용은 유적의 경역정화와 사태·붕괴·침식방지 시설, 철책·축대 등의 유적보호시설, 잡목·나무뿌리 등의 현상 침식요인제거, 석조문화재의 원형복원, 산책로·관광로 개설 등이다.
당국이 이처럼 남산유적의 조사-발굴-복원·정화를 서두르게 된 것은 ▲풍우로 인한 마멸 ▲붕괴·퇴락에 따른 원형상실을 막고 ▲미개발 방치된 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3개년계획으로 추진되는 남산유적학술조사중 동국대의 이번 조사는 내년 5월말까지 남산 40개 계곡에 산재한 70여점의 불상들을 집중조사, 실측도와 평면도를 작성하고 원형 복원방안을 제시한다.
일찌기 당나라 시인 고운이 『주궁과 패궐, 그리고 황금전이 가득한 산』이라고 노래한 금오산에 대한 이야기는 『삼국유사』『삼국사기』등의 국내 고대 역사기록에도 수없이 많다.
남산 일원에 산재해 있는 유적은 ▲절터 1백10곳 ▲불상78점 ▲석탑 61점 ▲석등 19점 ▲부도 11개 ▲왕릉 9기 ▲불상 좌대 9점 ▲정자터·석조 각 4점 ▲군창터·우물 각3곳 ▲맷돌 2점 ▲봉화대·성터·방아터·당간지주·하수구 각 1점씩이다.
현재 이들 유적의 보호·보존실태는 25점만이 보물(10)·사적(7)·지방문화재 (4)·민속자료 (4) 등으로 지정돼 있는 정도다.
문공부는 이같은 남산의 노천박물관적 성격을 뒤늦게 중시하고 지난해 2월 남산일원 5백48만5천여평을 중요사적지 3백11호로 지정, 고시했다.
남산 유적의 주종은 불교문화 유적들이다. 이곳이 신라불교의 중심지가 된 역사·정치적 배경은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이 불가의 다비법을 따라 화장되면서 왕실 및 서라벌 귀족들의 장례가 화장, 납골로 남산에 묻히고 왕생극락을 비는 사찰과 마애불 등을 조성한데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황수영 전동국대총장) .
동국대가 1차 기초학술조사를 실시하는 불상은 바위에 새긴 마애불 50점, 석불입상 28점.
지금까지의 경주 남산유적조사는 일제의 지표조사와 남산고적순례(79년 향토사학자 윤경렬씨 조사·책자발간), 석탑실측 조사 (83∼85년·문공부)뿐이다.
따라서 동국대의 기초조사는 남산 유적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종합 고정학술조사이기도하다.
동국대 기초조사에는 고고학계의 권위자는 물론 향토사학자·문공부기관 전문가 등이 대거 참여한다. 조사단은 지도위원 황도수박사·진홍섭박사 (문화재위원장)·남도영박사(동국대 부총장)·조사위원 정영호(교원대)·장충식 문명대교수 (동국대)·정량모(경주박물관장) ·윤경렬씨등 12명, 조사원 10명, 보조원 30명 등으로 구성됐다.
단위 사적조사로는 발굴사상 최대인 경주 남산의 학술-발굴조사는 신라문화의 새로운 신비들을 밝혀줄 것으로 크게 기대된다. <경주=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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