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해운 운송비 반짝 급등, 단기 그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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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해운시장의 공급 과잉(Glut of Vessels)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해운시장 구조조정 가속화 계기”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한진해운 기사에 이런 헤드라인을 달았다. 작은 제목은 “해운 운송비가 반짝 급등했지만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으로 뽑았다. 한진해운이 쓰러졌지만 글로벌 무역의 침체로 선복량(船腹量·선박의 적재능력)이 수요보다 30% 이상 많다는 해운시장의 근본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외신들은 한진해운 사태로 글로벌 해운 시장의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한진해운 사태로 글로벌 물류비용 상승 등의 여파가 단기간 이어질 전망이지만 해운업계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리스 선주인 다나오스·나비오스와 캐나다 시스팬 등 용선사 3사를 주요 피해 업체로 꼽았다.

한진해운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곳은 유통업계다. 전미소매업협회 는 전통적인 판매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에 앞서 유통업체들이 재고 축적에 나서는 시기와 맞물려 있어 “수백만 달러의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회사인 뉴발란스는 “상당한 물량이 한진해운과 연계돼 있어 여러 기관을 통해 물류 확보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한진해운 사태로 글로벌 물류 대란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1일 “한진해운의 선박에 실린 54만 개의 컨테이너가 기항도 운항도 못한 채(stuck in limbo) 바다에 떠 있다”고 보도했다.

무역업계 전문지 트레이드윈즈는 “한진해운이 미국에서 영국계 선주 조디악 등에 선박 가압류 신청을 당하는 등 최소 4개사에 가압류 청구 소송을 당했다”며 “ 월드퓨얼서비스 가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미국에서 소송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현예·문희철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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