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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오디오 문화 생활속에 파고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비디오 및 오디오 기기의 보급이 급증하면서 생활 정보와 스포츠 레슨, 자연교육 등을 내용으로 한 각종 테이프들이 쏟아져 나와 비디오 및 오디오 문화시대를 실감케 하고 있다. 주로 영화나 연속극 영어회화 등에 국한돼 있던 이들 테이프들은 이제 안방에서 테니스나 골프, 바둑을 혼자 배우고 전통제례법·천자문을 익히도록 제작돼 있으며 심지어는 고시대비를 위한「고시 카세트」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한국음반협회 등록 73개 제조 업체 중 약 30여 프로덕션이 이러한 테이프들을 활발히 제작하고 있는데 영상녹화재생기(VTR 혹은 VCR)의 보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 분야의 개발 및 판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81년 국산VTR이 보급되기 시작해 83년 VTR의 국내 보급 대수는 17만 9천대였으나 85년말 현재 총 92만대로 5배 이상이 늘어났다.
각종 테이프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스포츠 레슨용. 야구·테니스·골프·스키를 집에서 혼자 배우도록 제작돼 있다.
골프의 경우 대우·스타맥스·삼원·삼화 등에서 제작한 15종류가 나와 있다.
레슨용과 실전용이 있는데 60년대 세계 정상급 프로 골퍼였던 미국의「아널드·파머」, 일본의「아오키」의 것과 한국 선수인 구옥희씨의 것이 주류.
「우드를 쓰는법」「스윙」「어프로치 셧」등 골프 전반에 관한 자세한 지침을 담고 있는데, 낱개로 된 것도 있고 8개가 한 세트로 된 것도 있다. 가격은 낱개 당 보통 2만∼3만원 정도.
테니스·스키·야구 등도 외국 선수의 경기와 레슨을 담은 것이 주종인데 물론 해설은 우리말이다.
비디오 테이프 대여 전문점을 하는 정경진씨(29·가람비디오)는 가장 인기있는 품목으로 명작동화와 자연교육 프로그램을 담은 교육용 테이프 등을 꼽는다.
「백설공주」「개구리왕자」등 각국의 명작 동화를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며 자연 학습용으로는「한국의 물고기」「한국의 야생화」등을 시리즈로 엮은 것들.「아기의 탄생」「동물의 세계」등도 그와 같은 유.
에어로빅과 미용체조로 몸매를 가꿀 수 있도록 자세한 동작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도 있고, 부부가 안방에서 함께 사교춤을 배울 수 있도록 제작한 「비디오 댄스 교습」도 있다.
「디스코」「블루스」「룸바」등이 단편으로 테이프마다 담겨 있다.
이외에 화면을 통해 바둑을 배울 수 있고 뉴욕과 파리 등지에서 유행하는 의상과 구두를 한눈에 접할 수 있는「비디오 패션」도 있다.
이들 비디오 테이프들은 판매하거나 대여하는데 담긴 내용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다양한 편.
VTR에 따라 VHS용과 베타맥스용이 있다.
비디오 못지 않게 오디오 테이프의 종류도 다양해져 요즘 서점가에는 「들리는 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책을 보지 않고 오디오 테이프의 낭독으로 「카뮈」의 『이방인』, 「스탕달」의 『적과 혹』 등을 읽을(?) 수 있도록 한 것.
또한 김소월·윤동왕·박목월 시인 등의 시를 음악과 함께 들려주는「들리는 시」테이프가 여학생들의 선물용으로 큰 인기라고 김상령씨(종로서적)는 말한다.
역시 오디오 테이프로 한자의 획순과 삼강오륜 등을 설명해 주는「천자문」 집중력과 창의력 강화로 삶의 문제 해결을 모색할 수 있다는「마인드 컨트롤법」,생과 사의 목적과 의미 등을 가르치는 인생강좌 「생노병사」도 있다.
인기 탤런트와 분재 전문가가 문답식으로 풀어가는「분재 가꾸기」도 나와 있다.
운전면허 시험에 나올 만한 문제를 요점 정리해 주는 것도 있고「신형법」「형사소송법」 등을 강의해 주는 「고시용 테이프」도 눈길을 끈다.
오디오·비디오 기기의 기하급수적 보급 추세와 더불어 교양·취미 생활을 익히는 이들 테이프들은 더욱더 우리 일상생활에 파고들 전망이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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