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민 빈자리 허윤자가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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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겨울리그 챔피언 우리은행을 물리치고 단독 2위를 지켰다.

신세계는 23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원정경기에서 옥사나(13득점.10리바운드).허윤자(11득점.16리바운드)의 골밑 활약과 승부처에서 폭발한 이언주(15득점).양정옥(11득점)의 슛으로 71-59로 승리했다.

신세계는 지난 16일 광주에서 우리은행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면서 3연승, 4승2패로 삼성생명(6승)과의 승차를 2게임으로 줄였다.

신세계는 2라운드 들면서 나름대로 팀 정비를 마친 듯한 인상을 준다. 신세계의 약점은 정선민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한 후 생긴 공백이다.

팀에 절반 가까운 득점을 올려준 정선민의 빈자리는 너무나 크다. 그러나 수치상의 공백보다 더 큰 것은 정신적인 공백이다.

신세계의 선수 구성은 포지션마다 제몫을 하는 선수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이들은 좋은 경기를 하다가도 경기가 시소로 치닫거나 상대팀이 거칠게 나오면 제 기량을 반도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지곤 했다. 전형적인 '리더 부재'다. 외국인 센터 옥사나까지 이 같은 분위기에 말려 승부처에서 실수가 잦았다.

그러나 신세계는 23일 우리은행을 맞아 이같은 약점을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허윤자의 분전은 이문규 감독을 고무시킬 만큼 빛났다. 허윤자의 힘찬 리바운드와 강한 골밑 협력수비는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리바운드가 강해지면서 공격 기회가 늘고 슈터들의 외곽 공격도 안정됐다.

평소 같았으면 57-50으로 쫓긴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강한 압박수비와 속공으로 몰아친 4쿼터 초반 쉽게 무너졌을 것이다. 그러나 허윤자가 잇따라 공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이언주.양정옥의 슛이 터지면서 고비를 넘었다. 4쿼터 5분쯤 우리은행이 김나연과 홍현희의 연속골로 65-57로 추격하자 신세계는 양정옥의 정면 3점포로 11점차를 만들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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