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안 준다고 80대 고모 때려 숨지게 한 50대 조카 구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북 고창경찰서는 밥을 차려주지 않는다며 고모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김모(58)씨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1일 고모 김모(85ㆍ여)씨를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카 김씨는 10여 년 전 부인과 헤어진 뒤 유일한 혈육인 고모 김씨와 가끔 왕래하며 지냈다.

고모 김씨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끼니를 거르는 조카 김씨를 챙겨왔다. 그러나 조카 김씨는 동네 사람과 자주 부딪쳤다. 지난해 10월에도 김씨는 동네 사람을 농기구로 때려 옥살이를 치렀다.

지난 6월 출소한 김씨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형편이 더 어려워졌다. 사건 당일인 지난 21일 김씨는 배고픔을 해결하려 이리저리 떠돌다가 고모 집을 찾았다.

고모는 기력이 쇠하고 여름 더위에 지쳤기 때문에 술까지 마시고 찾아온 조카가 반갑지만은 않았다. 조카 김씨는 평소처럼 고모 김씨에게 밥을 차려달라는 요구했지만, 고모가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조카 김씨는 고모 김씨를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고모 김씨는 결국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경찰에 체포된 뒤 사흘이 지나서야 조카 김씨는 자신의 행동에 뒤늦은 후회를 했다고 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