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정치 원맨쇼” “야 인마, 너 그만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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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국민의당 의원총회장으로 들어선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빈자리를 보더니 “(이래서) 성원이 되겠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소속 의원 38명 중 절반도 모여 있지 않았다. 5분을 기다린 뒤에야 20명을 채워 의총을 시작할 수 있었다.

국민의당 의총 욕설·고성 난장판

박 위원장은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도 앞으로는 꼭 좀 의총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 전직 대표는 사퇴 이후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며 의총에 나오지 않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의총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순탄치 않았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주홍 의원은 “현재 당 상황으로는 외부 인사 영입이 가능하지 않다. ‘제3지대’에서 만나는 것도 논의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제3지대론’은 새누리당의 친박, 더민주의 친문 진영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당이라는 ‘둥지’ 안으로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등을 영입하려는 박 위원장의 최근 행보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박 위원장은 “황 의원은 농해수위 간사인데 원내정책회의에는 안 나오고, 정부 여당에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으면서 당내에 총을 쏜다”며 “더민주와 통합하자는 건 국민의당을 소멸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황 의원과 5년간 같이했는데 분란만 일으키고 총질을 한다. 지금 어떻게 하자는 건가. (다시) 통합하자는 건가?”라고 몰아붙였다.

황 의원도 “원내대표, 그만하세요!”라는 말이 의총장 밖에까지 들릴 정도로 소리를 지르면서 대응했다. 황 의원은 “선배님의 낡은 정치 때문에 당이 이렇게 됐으니 원맨쇼 그만하라”고도 했다. 동료 의원들이 “지겹다” “그만하라”며 황 의원을 만류했으나 박 위원장은 “야 인마, 너 그만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곤 “죄송합니다. 그만 끝내겠습니다”라며 의총장을 박차고 나갔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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