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대형 공동연구시설 첨단기술 산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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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앞으로 3~4년 뒤면 거대 공동연구시설이 대대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연구 환경도 그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동 중인 거대 공동연구시설은 하나로원자로와 포항방사광가속기가 대표적이다. 또 사업계획이 확정됐거나 추진 중인 공동연구시설이 4개에 이른다. 양성자가속기(2005년 1차 완료).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2005년 준공).나노종합팹(2005년 1단계 완료).초고전압 투과전자현미경(올 10월 완료) 등이 그것들이다.

이들 연구시설에는 나노종합팹 2천9백억원, 양성자가속기 1천3백억원, 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 4백80억원 등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다.

정부가 이같이 거대 공동연구시설을 확충하려는 것은 연구기관마다 중복해 연구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되며, 첨단 연구시설을 한곳에 모아 놓아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나노종합팹은 한국과학기술원에 세워진다. 모든 시설이 완전 준공되는 시기는 2011년. 이 연구시설이 완공되면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나노기술 확보에 절대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과학기술부는 작은 규모의 나노팹에 해당하는 나노특화팹 두 곳도 이미 지정했다.

양성자가속기는 원전 수거물 처분장 건설 부지를 유치하는 지자체에 덤으로 주기로 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일부에선 핵종 변환 시설로 오해를 하기도 했으나 단백질.물질의 구조 분석 등 차세대 첨단과학 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시설이다. 이 연구시설은 극미세기술과 정보통신.생명공학.우주공학 등의 연구 수준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나로원자로와 포항방사광가속기는 현재 국내 관련 분야의 첨단기술 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시설로 자리를 잡았다. 매년 다른 나라에서 흉내내기 어려운 첨단기술이 속속 개발되는 등 성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공대 제정호 교수는 포항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세계에 내놓을 만한 연구 업적을 냈다. 제교수는 지난해 스위스.대만 연구팀과 공동으로 포항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초미세 X선 투시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 X선 사진으로 볼 수 없었던 초미세 공정에서 발생하는 결함 등을 아주 선명한 영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를테면 암 종양이 파괴되는 과정이나 구리기판을 코팅할 때 수소기체 거품 위에 아연이 성장하는 과정을 정밀하게 관찰, 분석할 수 있다.

20기의 빔라인을 운영 중인 포항방사광가속기는 지난해 1천2백명이 연구를 했다. 이 시설을 이용해 연구한 논문도 지난해 4백여편이 발표됐다.

거대 공동연구시설이 속속 완공되면 이런 연구 업적은 배가될 전망이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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