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향후 일정 불투명…올해 목표는 '부상 완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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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제’ 박인비의 향후 일정이 불투명하다.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23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박인비는 "일단 귀국 후 부상 상태 확인을 위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만 잡아뒀다"고 말했다. 왼손 엄지 손가락 통증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2~3주 동안 재활 및 치료만 집중할 계획이다.

박인비는 21일 브라질에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지금 상태로는 올 시즌 남은 대회 출전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정확히 중수지수근골 관절 인대손상을 입은 박인비는 올림픽에서 통증을 참고 경기를 했다. 엄청난 긴장감과 압박감 속에서 플레이를 했기에 대회 때는 통증을 잊으려 했다. 하지만 대회가 끝나고 긴장감이 풀리면서 통증의 아픔이 서서히 밀려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는 “올림픽 기간 동안 매일 메이저 최종 라운드를 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골프가 긴 경기인 줄 몰랐다”고 호소한 바 있다.

박인비가 명예의 전당 입회 후에도 그랬듯이 목표를 이룬 올림픽 이후에도 당분간 치료에만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손가락 부상을 당한 뒤로 한 달을 쉬었고, 올림픽을 앞두고는 2개월간 재활과 연습을 병행했다. 박인비는 올 시즌 남은 일정 중 가장 나가고 싶은 대회로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을 꼽았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9월16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린다. 대회 주간의 연습 라운드 등을 고려하면 3주 밖에 시간이 없다. 박인비의 부상 부위는 하루아침에 나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인대손상은 쉬는 것 외에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비 가족도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올림픽 출전 결정 이전에도 의사와 한의사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통증을 낫게 해주겠다’는 연락이 끊이지 않았다. 주사를 맞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효능이 증명되지 않아 포기했다.

상황도 달라졌다. 올림픽 출전 이전에는 절박한 심정이었지만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급할 이유가 없다.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당장 올해만 뛰고 은퇴할 생각도 없다. 앞으로 10년 더 투어를 뛸 수도 있다.

박인비는 지쳐있다. ‘올림픽 이후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는 질문에 “건강해지고 완벽한 컨디션을 찾는 게 최우선이다. 그 동안 몸과 마음을 혹사했기 때문에 남은 에너지가 하나도 없는 기분이다.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올림픽만 보고 달려왔기에 향후 목표 설정도 아직 못했다. 분명한 건 올해 박인비의 남은 목표 중 하나는 ‘부상 완쾌’일 것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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