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과 충격의 작가 불「장·즈네」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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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도둑이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 쓴 『도둑일기』의 작가「장·즈네」가15일 파리의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75세.
파란만장한 인생역정과 범죄·동성애를 주로 취급한 작품세계로 세계문단에 충격을 주었던 「즈네」는 1910년 파리의 어느 공립 시료 산원에서 태어났다. 창녀인 그의 어머니가 자취를 감추자 고아가 된 「즈네」는 프랑스 중부의 한 농가에 보내졌다.
불행하고 굶주린 어린 시절을 보내던 「즈네」는 10세 때 도둑질 때문에 소년원에 들어갔으나 곧 탈출한다.
이후 외인부대를 거쳐 거지·도둑·남창 등 사회 밑바닥을 전전하며 스페인·이탈리아·그리 · 폴란드·독일 등 전 유럽과 각처의 형무소를 떠돈다.
42년 형무소 안에서 첫 시집 『사형수』를 발표한 이후 44년 소설 『꽃의 노트르담』등 많은 작품을 내놓아 당시 문단에 큰 파란을 일으킨다.
48년 10번째의 유죄선고로 종신형이 선고되기 직전 「장·콕토」 「사르트르」등 저명 문화인의 운동으로 특사를 받아 출감한다.
48년에 발표된 자전적 장편소설이자 새로운 실존주의의 대표적 소설로 평가되는『도둑일기』,는 『사람들이 악이라고 부르는 것을 사랑함으로써 나는 나 자신을 감옥에 가게 하는 모험을 여러 차례 겪어왔다.』로 시작된다. 즉 다른 사람들이 선을 목표로 하듯이 자신은 악을 목표로 할 것을 결심하는 과정과 그 실행이 실존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사르트르」는 이를 「부조리의 생 체험」이라고 정의하고 『그가 도둑으로서 자신의 유죄에 대해 기술한, 가장 괴이하면서도 완벽하고 아름다운 시적 문장은 사회에 대한 그의 복수가 언어적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지적했다.<양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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