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이번 개각은 (박근혜 대통령이) 쇄신과 안정 쪽으로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전날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조경규 국무조정실 2차장을 환경부 장관으로 각각 지명한 데 대한 평가였다.
이 대표는 기자들이 '박 대통령에게 탕평인사를 건의했는데 반영됐다고 보느냐'고 묻자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표에 당선돼 청와대에 갔을 땐 이미 (개각) 인사 검증이 끝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런뒤 박 대통령을 대신해 이번 개각의 의미를 직접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개각은 소규모 개각으로 안정 쪽"이라며 "국정기조를 유지하면서 정부 출범부터 같이 한 장관 3명 중 2명을 교체하고 (윤병세)외교장관 1명만 남겼는 데, 너무 지치고 피곤한 장관들 교체해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바꾼 것 자체가 분위기 쇄신 아니냐. 앞으로도 기회되는 대로 탕평인사, 능력인사 건의는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가 땅 매각 개입 논란에 휩싸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우병우 수석이 개각 대상이냐. 이번은 개각이니까…”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앞장 서 개각의 의미를 설명한 것을 두고 비박계 의원들 사이에선 "청와대 홍보수석(2013년 6월~2014년 6월) 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모습"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주재한 새누리당 원외당협위원장 회의에서도 개각에 대한 쓴소리가 터져나왔다.
친박계 핵심이라 불렸던 이성헌(서대문갑) 당협위원장은 "신문을 보니 이번 개각을 두고 단 한군데도 잘한 인사라고 평가한 곳이 없다"며 "대표가 된 후 첫 인사를 했는데 소통이 안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이번 인사를 정권 후반기의 안정을 위해 잘 된 인사라고만 평가하면 새누리당에 대해 실망했던 국민들이 희망을 갖기 어렵다"며 "이럴 때 쓴소리도 하고 강하게 우리 주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위원장(대구 수성갑)는 "우 수석에 대해 당 차원에서 공식 퇴진을 요구하라"고 압박했다.
정효식·채윤경 기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