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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목 값 너무 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나무 값이 뛰었다. 작년 이맘때보다 최고 50%까지도 오르고 일부 유실수는 묘목이 달려 구하기조차 어렵다.
도시가정에서 많이 찾는 꽃나무 조경수도 상인들의 농간으로 당국이 정한 기준 가는 있으나마나 부르는 게 값.
서울시가 추진중인 도심 가로수 바꿔 심기는 예산이 모자라고 시민 헌수금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가장 좋은 은행나무를 7백여 그루밖에 확보치 못하는 등 수종 경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나무 값 오름세와 품귀현상은 정부가 대량 양묘 공급하는 조림용 나무와는 달리 시중의 가정용 조경수·꽃나무 유실수 등은 민간업자의 손에 묘목생산 공급이 거의 맡겨져 있기 때문.
업자들은 지난겨울 강추위로 접목이 크게 동해를 입어 묘목공급이 부족한 탓이라고 인상·품귀이유를 설명하고 있지만 이 틈을 타 일부 불량묘목조차 나돈다.
◇값 오름·품귀=5일 서울종로5가·서초동·상일동 등의 묘목 상에 따르면 작년에 1그루 8백원씩 하던 2년생(접목 1년) 감나무·사과나무(후지)묘목이 1천2백원 (상품)으로 50%, 7백원씩 하던 살구나무·배나무·목련은 1천원으로 43% 올랐다. 또 작년에 1그루 3천∼3천5백원씩 하던 키1m짜리 대추나무도 5천원으로 올랐다.
아리랑 종묘사 (종로5가 138)대표 정순보씨(73)는 『올해 묘목 값이 이처럼 된 것은 지난겨울 계속된 강추위로 어린 묘목들이 동해를 많이 입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요즘 유실수 묘목이 인기를 끌고 있으나 감·살구·사과묘목은 벌써 농장에서도 구하기조차 힘들어 대량 주문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불량묘목=품귀 속에 불량묘목도 나돌아 윤범식씨(43·남양주군미금읍)는 지난주 청량리 묘목 상에서 접목 1년생 사과나무 3O그루를 샀으나 이 가운데 3그루가 접목이 제대로 안된 불량 묘목이었다고 말했다.
◇기준가 무시=산림청과 조달청은 업자들이 나무 값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매년 나무크기에 따라 고시가격 및 기준가격을 만들어 발표하고 있으나 이 값을 지키는 조경수업자는 거의 없다.
가이즈까 향나무의 경우 높이 2·5m짜리의 기준가격은 3만5천원으로 돼있으나 서울지역 대부분의 조경수업자들은 4만∼5만원, 높이 2m의 독일가문비나무는 2만1천원이나 3만∼4만원, 주목은 1m짜리가 7만3천원이나 보통 9만원정도씩 받고 있으며 모양을 잘 가꾼 나무들은 이 값에 2만∼3만원씩 더 얹어 받고 있다.
또 산림조합전시장에서 1만원하는 키1m의 목련은 서초동·상일동 등 나무시장에서 3만∼4만원 하는 등 손님들이 많이 찾는 철쭉·영산홍·회양목·은 단풍 등이 산지가격보다 2∼3배 비싸다.
◇가로수교체=서울시는 올해 4억원을 들여 4천3백51그루의 가로수두 새로 심고 1억원을 들여 1천41그루의 수양버들과 현사시를 새 수종으로 바꾼다. 그러나 이것은 서울시내 가로수 총수 19만9천2백 그루의 2·2%에 불과한 것이고 도시가로수로 가장 적합한 은행나무는 7백33그루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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