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첫 남북대결 전, '셀카' 제안에 北 강은주 "저는 못 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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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참가한 남북 여자양궁 선수단이 11일(한국시간) 양궁 여자 개인전이 열리는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연습을 하다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한승훈 코치, 북한 코치, 북한 강은주 선수, 한국 장혜진. [사진 한승훈 코치]

리우올림픽 남북 선수 첫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여자 양궁의 장혜진과 북한 강은주의 ‘셀카’ 우여곡절기가 회자되고 있다.

장혜진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개인전 16강에서 강은주를 세트점수 6-2(27-27 28-24 29-27 27-27)로 이겼다.

이후 장혜진은 취재진에게 전날의 셀카 해프닝을 소개했다.

두 사람은 16강전을 앞두고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 때 한승훈(43) 코치가 북한 측에 함께 기념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장혜진은 ”코치님께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는데 북한 코치님께서 '못 찍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코치님이 '그럼 옆에 서 있기만 하라'고 한 후에 찍었다. (강)은주에게 쳐다보라고 했더니 '저는 못 봅니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코치가 제공한 사진 속에서 강은주는 과녁판 쪽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장혜진은 “요즘 북한 분위기 등이 있는 만큼 어제같이 연습할 때도 은주가 대화를 피하려 했다”며 “경기장 밖에서 북한과 마주칠 기회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 대해 장혜진은 “은주가 생각보다 잘 쏴서 긴장됐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남북 양궁 맞대결이 성사됐다. 당시 여자 양궁 개인전 준결승에서 박성현과 북한 권은실이, 3ㆍ4위 결정전에서 윤옥희와 권은실이 맞붙었다. 둘다 한국 선수의 승리로 끝났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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