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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재정비 시급하다" | 「여협총회」 물의 계기로 자성의 소리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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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성단체의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여성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83년 보건사회부가 발표한 「여성단체현황」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에 등록된 여성단체는 총 57개. 한국여성단체협의회등 18개 단체가 보사부에, 대한YWCA연합회등 15개단체가 문공부에, 대한어머니회등 7개 단체가 문교부에, 국제존타서울클럽등 7개 단체가 외무부에, 한국가정법률상담소등 2개 단체가 법무부에,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등 2개단체가 경제기획원에,대한민국 재향경우부녀회가 내무부에,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상공부에, 한국여성항공협회가 교통부에,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가 농수산부에, 통일여성안보회가 국토통일원에, 대한전몰군경미망인회가 보훈처에 각각 등록돼 있다.
이들 외에 미등록단체도 상당수여서 현재 여성단체는 전국에 걸쳐 약1백여개가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단체의 대부분이 유명무실한 단체며 따라서 정비가 시급하다는 것이 여성계의 지적. ▲실제로 활동하는 회원은 없으면서 임원진만 있는 단체 ▲수년간 이렇다할 활동을 하지 않은채 명맥만 유지해 오고 있는 단체 ▲이미 소멸된 단체가 아직도 있는 것처럼 돼있는 것도 많다는 지적이다.
여성계에서 이처럼 재정비의 자성이 일게된 것은 최근 물의를 빚었던 여협총회가 계기가 됐다.
지난달 26일 ▲5개 여성단체의 협의체로서 적합치 않은 사업내용 ▲예산중 회장의 국제회의 참가비 과다지출 ▲회지 『여성』의 회장중심 편승보도등이 문제가 돼 정회소동을 빚었던 제27차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홍숙자)총회는 여협정관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하기로 하고 일단 막을 내렸다.
정관이 문제가 됐던 것은 유명무실한 회원단체와 제구실을 못하는 위원회 때문. 미8군에 납품하는 미망인들의 모임인 한국부인상조회가 이미 소멸된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어엿한 회원단체로 남아있는 것을 비롯, 유명무실한 단체가 많아 머릿수만을 채우고 있으며 위원회 역시 그활동이 미흡해 있으나마나 하게 돼버린 것이 지적됐었다.
또 한국여성개발원이 정부등록단체를 대상으로 조사, 최근 발표한 『여성단체 운영에 관한 실태조사』에서도 8%가 유급상근직을 전혀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단체활동의 활성화가 되지 못함을 지적하고 있다.
한 여성계는 단체의 재정비와 함께 체질개선이 이뤄져야한다는 의견을 내놓고있다.
한국부인회 박금순회장은 『대표의 목소리가 아닌 단체의 목소리가 커야한다』고 강조하고 『사회단체로서의 여성단체·종교단체·직능단체의 구별을 명확히 하여 전열을 재정비,여권신잘을 위한 여성단체로서의 활동을 펴나가야할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홍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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