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 아빠 오바마 대통령, "남성도 성차별 맞서 함께 싸워야" 여성지 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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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여성지 글래머(Glamour) 기고를 통해 "여성의 삶에 대한 일상의 고정관념을 깨는데 남성들이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평소 여성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주 밝혀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년 반 동안 백악관에 살면서 두 딸들이 똑똑하고 유머러스한 젊은 여성으로 자라나는 것을 지켜볼 시간이 많아졌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또한 페미니스트로서 딸들이 여성으로 살아가는 세대는 지난 100년과 50년 전에 비해 상당히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어머니와 할머니 세대에서 여성 인력은 저임금 노동시장에 국한됐지만 현재는 스포츠와 우주 산업, 할리우드에서 법조계까지 여성 인재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가장 중요하면서 어려운 변화는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여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갇혀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성들도 성차별에 맞서 싸워야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국회의원이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셜리 치좀(1924년~2005년)의 말을 인용해 "여성에 대한 사회의 고정관념은 의사가 (부모에게)'여자 아이네요'라고 말하는 순간 시작된다"고 말했다. 소녀들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어떻게 보여지거나 행동할지 특정한 방식을 강요 받는다는 점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길거리나 온라인 등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성희롱을 방치하거나 남성이 여성의 성공에 위협을 느끼도록 가르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자가 전업주부가 되는 것을 비난하거나 여성이 워킹맘이 되는 것에 (사회적으로) 인색한 태도도 바꿔야한다"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딸들이 이중 잣대를 느끼거나 성별, 인종으로 차별받을 때 이에 맞서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가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은 중요하다. 그들이 모든 남성에게 아버지의 사고방식을 기대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모든 사람이 평등할 때 더 많은 자유가 생긴다'는 것이 21세기 페미니즘"이라며 글을 맺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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