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굴욕…조선업 구조조정에 인기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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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고유기술의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29일 이란 PKP와 파이넥스-CEM 기술이 적용된 연산 16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사진은 파이넥스공장 출선작업 장면. [사진제공=포스코]

한때 포스코는 대학생이 선망하는 기업 1위이거나 수위권에 늘 있었다.

2008년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이 꼽은 ‘한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제조업 분야 1위에 올랐다. 당시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는 취준생 등 434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제조업 분야에서 포스코는 삼성전자ㆍ현대중공업ㆍCJ제일제당ㆍSK에너지보다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이랬던 포스코가 굴욕을 겪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전국 4년제 대학에 다니는 1003명을 대상으로 ‘100대 기업 고용브랜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포스코는 전체 18위(4.9%)에 머물렀다. 남학생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순위에서도 15위(5.7%)에 그쳤다.

대학생들은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으로 CJ제일제당을 꼽았고 삼성전자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대학생들은 이들 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영향을 준 요인으로 ‘기업이 시행하고 있는 복지제도 및 근무환경’과 ‘기업 대표의 이미지’를 꼽았다. 연봉은 그 다음이었다.

왜일까.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지난 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그룹 이미지가 다소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실적 악화 등 내우외환을 겪은 것도 ‘국민기업 포스코’의 명성에 흠집을 냈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조선업의 위기 상황도 철강기업 포스코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은 포스코의 명성을 되찾겠다며 본인이 직접 다듬은 5대 경영쇄신안을 들고 나왔다. 그룹 실적의 발목을 잡은 부실 계열사 정리와 검찰 수사의 빌미가 된 거래 관행의 투명화가 주요 내용이었다.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포스코는 변신 중이다. 비대해진 몸집을 줄였고, 전체 사업을 철강 중심으로 소재ㆍ에너지ㆍ인프라ㆍ트레이딩 등 4개 부분으로 재편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계열사들의 유휴 자산과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했다. 내실을 다진 덕분에 포스코는 올 1분기 5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엔 이보다 높은 72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포스코는 여전히 입사하기 힘든 최고의 기업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선호도 데이터는 예전 만큼의 성장 가능성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반증이다. 그 이유를 되짚어 볼 때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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