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유승민 ‘비정규직 대책’ 손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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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左), 유승민(右)

새누리당 ‘K(김무성)·Y(유승민)’가 비정규직 차별 해소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손을 잡는다. 두 사람과 함께 ‘새누리당 원내 대선주자 3인방’으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도 함께한다. 이들은 9월 정기국회 전 출범 예정인 ‘국회 비정규직 차별 해소 포럼’에 가입했다. 당내에선 “차기 대선에서 새누리당 대선주자들의 노선이 중도, 경제민주화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 포럼 가입
9월 출범 예정…나경원도 가세
“대선주자들 경제민주화 행보”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25일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국회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회 비정규직 차별 해소 포럼’을 설립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회 연구단체인 이 포럼의 대표는 여야 4당의 노동운동가 출신들이 맡았다. 김 의원 외에 새누리당 장석춘·더불어민주당 홍영표·국민의당 김성식·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5인 공동대표단을 구성한다. 포럼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김 의원은 중동 건설 근로자 출신으로 한국노총에서 사무총장을 지냈다. 2013년 통과된 ‘정년 60세 연장법’을 대표 발의했다.

당 안팎에선 새누리당 3명의 대선주자가 ‘비정규직 차별 해소’란 주제를 두고 동시에 포럼에 가입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최근 중도 행보를 통해 외연 확대에 신경 쓰고 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은 선거 때마다 ‘집토끼(고정 지지층)’ 생각만 하고 과거에 함몰되는 등 너무 극우적 이념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이념을 갖고는 앞으로 도저히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우로 가 있는 새누리당의 정체성을 중도로 옮겨야 한다.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분열이 심해지고 격차도 벌어지고 있는데 그중 비정규직 차별 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인 만큼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중도 개혁파의 대표격인 유승민 의원도 “비정규직 차별 해소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민주화나 양극화 해소는 이번 대선에서도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라며 “2012년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주장했지만 이후엔 다른 경제 기조를 보인 데 대해 국민들이 불신하고 있는 만큼 진정성을 갖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김·나 의원과 함께 활동하는 데 대해선 “어려운 국민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 갖는 분들이 당내에 늘어나는 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나 의원은 김·유 의원이 회원인 줄 몰랐다고 했다. 그는 “다음 대선에선 경제민주화에서 더 나아간 ‘기회 공정’의 콘셉트로 국민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며 “의원들과 함께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포럼엔 김무성 의원의 측근인 김성태·강석호 의원 외에 유 의원과 가까운 김세연 의원도 가입했다. 이달 초 중앙일보와 한국정치학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의원 정책이념 조사’에서 유 의원은 4.89, 김·나 의원은 4.44에 위치해 모두 중도(5)보다 왼쪽에 있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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