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양궁선수권, 여자양궁 개인전 싹쓸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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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스무살 동갑내기 궁사들이 세계양궁선수권 여자 개인전 1, 2, 3위를 휩쓸었다.

윤미진(20.경희대).박성현(20.전북도청).이현정(20.경희대)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제42회 세계양궁선수권 여자 개인전에서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한 나라에서 개인전 1, 2, 3위를 독식한 것은 세계선수권 사상 처음으로 한국 양궁은 세계 최강의 면모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한국 여자양궁은 거리별 기록 합산 방식이었던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김수녕.왕희경.윤영숙이 금.은.동메달을 휩쓴 적이 있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임동현(17.충북체고)이 은메달을 따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2관왕 윤미진은 8강전에서 카테리나 팔레카(우크라이나)를 1백14-1백3으로 여유있게 누른 뒤 준결승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단짝 친구인 이현정과 1백7-1백7로 비긴 뒤 슛오프(연장)에서 10-9로 따돌렸다.

결승 상대는 지난 대회 챔피언 박성현. 한국 선수끼리 맞붙은 결승에서 윤미진은 박성현을 1백16-1백11, 5점 차로 이겨 정상에 다시 올랐다. 윤미진이 결승에서 기록한 1백16점은 93년 9월 터키대회 때 조윤정이 세운 세계선수권 최고기록(1백15점)을 10년 만에 1점 올려놓은 대회 신기록이기도 하다.

윤미진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우승을 따냈으니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그랜드슬램을 노리겠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이현정은 3~4위전에서 마가리타 갈리노브스카야(러시아)를 1백7-1백2로 누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장용호(예천군청).최영광(선인고).박경모(인천계양구청)가 모두 16강전에서 탈락, 충격을 줬던 남자팀은 막내 임동현이 은메달을 따내 체면을 세웠다.

임동현은 8강에서 비테세 반 알텐(네덜란드)을 1백10-1백8, 4강에서 데이비드 반스(호주)를 1백12-1백7로 연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미켈레 프란질리(이탈리아)에게 1백12-1백13, 한 점차로 아깝게 졌다.

남녀 개인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낸 한국은 21일 단체전에서 남녀 동반 우승에 도전한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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