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왼손 투수 유창식 "한화 시절 승부조작" 자진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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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시절의 유창식. [중앙포토]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왼손 투수 유창식(24)이 승부조작(국민체육진흥법 위반)에 가담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4일 밝혔다.

KBO에 따르면 유창식은 지난 23일 KIA 구단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2014년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했다"고 자진신고했다. 유창식은 한화 소속이었던 지난 2014년 4월 1일 대전 삼성전에서 1회 초 상대 3번타자 박석민에게 일부러 볼넷을 내줬다고 진술했다. 스포츠 도박 베팅항목 중 '1회 볼넷'을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유창식은 승부조작을 한 대가로 도박 사이트 브로커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해당 수사기관인 경기북부경찰청에 이 사실을 즉시 통보했다. 향후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창원지검 특수부가 2000만원을 받고 2015년 승부조작을 한 혐의로 NC 사이드암 투수 이태양(23)을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검찰은 국군체육부대(상무) 문우람(24·당시 넥센) 사건을 군 검찰에 이첩했다. 이태양은 혐의를 시인했으나, 브로커에게 승부조작을 먼저 제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문우람은 "1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았지만 대가성이 없었고, 승부조작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프로스포츠 전반에 걸친 승부조작 파문으로 각 구단과 단체는 예방교육을 강화했다. 그러나 불과 2~3년 만에 비슷한 수법의 승부조작이 수차례 벌어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KBO는 지난 22일부터 부정행위 자진신고 및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고, 다음날 유창식이 승부조작 사실을 시인했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11년 한화에 입단한 유창식은 신인 계약금 7억원을 받은 특급 유망주였다. 한화에서 4년 동안 16승에 그친 유창식은 지난해 KIA로 트레이드됐다. 공교롭게도 유창식은 이태양·문우람과 2010년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 대회 국가대표로 함께 뛰었다. 이들 외에도 승부조작에 가담한 프로야구 선수가 더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승부조작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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