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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선거앞두고 의회·언론서 대대적 공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워싱턴=장두성특파원】
공산권의 전체주의 체제에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압력을가하지만 미국 우방의 독재체제에 대해서는 「조용한 외교」 로 설득한다는 「레이건」행정부의 의교방식은 적어도필리핀에 대해서는 유보되고있다.
정·부통령 선거를 눈앞에 두고있는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압력은 언론과 의회에서집중걱으로 나오고 있고 행정부는 의회증연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오고 있다.
미하원 아시아 태평양소위(위원장「솔라즈」) 는 「마르코스」 부처가 미국내에 막대한부동산 투자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 연일 청문회를 열고 있고 상원외교위도 23일필리핀문제 일반에 관해 청문회를 열고 행정부 관리들의 증언을 들였다.
그런가하면 뉴욕 타임즈지는 23일 2차대전중 「마르코스」 대통령이 항일 게릴라지도자였다는 「마르코스」 자신의 주장이 엉터리라는 증언들을 모은 기사를 1면에 크게 싣고 있다.
필리핀은 미국의 안보이익이 직결된 요충이긴 하지만이와같은 미국측의 관심은 마치 필리핀의 대통령선커가 미국에서 치러지고 있는듯한인상까지 풍기고 있다.
하원 청문회에서는 「마르코스」 부처가 뉴욕시에 2억5천만달러에 달하는 부동산투자를 해놓고 있다는 증언이쏟아져 나왔다. 「솔라즈」 위원장은 앞으로 2주간 계속될이청문회를 통해 「마르코스」부처의 미국내 투자내용을 철저히 입증하겠다고 공언하고있다.
그는 동시에 「마르코스」의 대통령직 보수로는 이런 엄청난 투자를 할 여유가 없을것이기 때문에 그가 투자의 천재거나 미국의 대필리핀 원조를 빼돌렸거나 둘중의 하나』 라고 까지 공언하고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마르코스」 의 정적들의 말을 인용, 그가 79년 이래 50억∼60억달러를 해외로 빼돌렸는데이 액수는 2석대전후 미국이 필리핀에 준 원조 전액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하원 아부소위안에는 이번 청문회에 대해 반대하는 의원도 있다. 「토비·로드」의원은 『눈꼽만한 증거도 없이인민재판식으로 혐의사실을 마구 떠들어 댄다』고 주장하면서이 청문회가 필리핀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마련된 것이라고 「솔라즈」 위원장을 비난했다. 그러나 「솔라즈」 위원장은이 청문회가 필리핀선거공고 이전에 이미 계획되었던 것이라고 지적, 이비난을 일축했다.
2차대전 당시의 「마르코스」대통령의 행적에 관한 뉴욕 타임즈지 기사에는 훨씬더 구체적 증거가 제시되어있다.
「마르코스」대통령은「맥아더」장군이 필리핀에서 후퇴한 45년부터 일본이 항복한 45년까지 마할리카라는 게릴라부대를 지휘하면서 항일투쟁을 계속했었다는 점을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이용해왔다. 이번 선거전에서도 「마르코스」 대통령은 유세때마다마할리카 부대의 공적을 거론했다.
그런데 23일자 뉴욕타임즈지는 그당시 미육군 문헌파필리핀주재 미군 지휘관들과의 면담을 통해『마할리카라는 부대는 「날조된 유령부대」라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마할리카부대를 사칭한무장집단들이 당시 항일투쟁은 않고 필리핀 민간인에게 잔학행위를 했다는 보고가 든 서류가 미재향군인회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필리핀정부는 또 지금까지「마르코스」 대통령이 2차대전중 32개의 훈장을 받았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를 뒷받침 할만한 서류를 제시하지못했다. 82년 한 필리핀신문은 「마르코스」 의 훈장설에 대해 의심을 표명했다가 페간되었다는 것이다.
필리핀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였는 가운데23일 상원외교위에서 행해진 청문회에서 「폴· 월포위츠」미국무성 아시아부평양담당차관보는 미국의 대비정책은무엇보다도 『기본적인 정치·경제· 군사적 개혁이 시급히이뤄져야된다는것』 이라고 전제하고 이어 『이번 선거가 공정하지 않으면 필리핀 사회는 양극화하고 정치·겅제적위기가 심학되어 공산반란이성해질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관리의 어조로 보나 의회의 청문회 내용및 주요신문의 보도 태도를 보나 미국은 지금「마르코스」의 퇴진을 사태 해결의 지름길로 보고있는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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