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늘면 한자리수 금리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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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3일 김만제 부총리의 기자 회견 1문1답 내용 요약.
▲질문을 받기에 앞서 얘기할게 있다. 우리나라 투자 구성에는 개선점이 있다. 1인당 GNP 2천 달러 단계 때의 독일·일본·대만과 지금의 우리와를 비교해 보면 우리는 제조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적고 사회 간접 시설 투자가 많다. 투자 배분을 대형 댐·간척·도로·전력 등 사회 간접 시설에서 제조업 쪽으로 점차 개선해 나가겠다.
-올해 예산상 공공 투자 부문에 손질을 하겠다는 뜻인가.
▲올해 예산에는 손질을 안 하겠다. 공공 사업의 조기 집행도 예정대로 할 것이다. 투자 재조정 문제는 앞으로 2∼3년에 걸쳐 추진할 생각이다.
-제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은 무엇인가.
▲이미 지상 배당세·투자세액 공제제·감가상각 등 여러 분야에 손질을 한바 있다.
앞으로는 토지 사용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 쉽게 공장을 지을 수 있게 하고 여신 관리 규제 완화 조치도 상당 기간 연장할 생각이다. 이 문제는 재무부에서 이미 검토 중이다.
금융면에서도 수출 산업 시설 자금을 무제한 지원하는 외에 중소기업을 대기업과 계열화시키기 위해서도 대기업이 보증하면 신용 대출이 가능토록 하겠다.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데….
▲금리는 장기적으로 보면 내려갈 것이다. 지난해 15%였던 시장 금리가 최근에는13.5%로 안정되어 있다. 시장 금리가 안정되는 가운데 저축이 늘고 물가가 안정되면 한자리 금리도 가능할 것이다.
-산업 구조를 어떤 기준으로 조정할 것인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산업은 해외 건설·해운업 등 몇몇 업종이 있다. 시설이 낡았거나 기술이 뒤떨어진 섬유·신발·합판 업체 등도 문제다. 이런 산업은 구조 조정이나 합리화를 할 수밖에 없다.
정리 기준은 국제경쟁력이 약한 기업은 정리해서 경쟁력을 회복시켜 주고 경쟁력이 없는 경우는 완전 정리한다.
-올해 7%성장과 3%물가 안정, 국제수지 균형 등 세 가지 목표를 모두 이루겠다고 하는데 가능할 것인가.
▲금년에는 세계 경제 여건이 좋아지고 있고 수출도 이미 작년보다 늘고 있다. 일본·대만도 과거 인플레 없이 고도 성장을 이룩했다. 우리라고 안 되라는 법 있는가. 원가 측면에서 물가를 관리하고 수출 증대·수입 대체에 노력하면 국제수지도 작년의 경상수지 8억 달러 적자에서 올해에는 흑자까지는 몰라도 균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임금 정책에 대한 구상은.
▲우리나라의 경우 고졸자의 봉급 수준이 대졸자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 외국의 70∼80%에 비해 비정상적이다. 대졸자는 너무 높고 고졸자는 너무 낮은 임금 구조는 개선돼야 하며 이것이 인력 수급에 맞추어 조절되면 고용 확대·물가 안정과 국제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졸자의 임금을 인하하겠다는 뜻인가.
▲일부러 내리지 않아도 내려갈 것이다. 경제계에는 이미 이에 대해 컨센서스가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안다.
-원유가가 하락하면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매달 한 번씩 원유가를 체크하겠다. 원유가의 하락을 바로 국내 제품가에 반영되도록 하겠다.
-대미 통상 협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오늘 중에 관계 장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하겠다. 여기서 1월말이나 2월초에 매듭지어질 협상의 내용이나 파견할 사람 등을 결정할 것이다. 기본 자세는 줄 것은 주고받을 것은 받는다는 것이다.
-해협위기획단 해체의 배경은 무엇인가.
▲기획원이 나서서 강력하게 총괄 조정 기능을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직접 협상은 각 부처가 맡게 될 것이다.
-부실 기업 정리는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산업 구조 조정 차원에서 경쟁력 없는 업종은 완전히 정리해 버리고 가능성이 있는 업종은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
-중소기업에 역점을 두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구체적 지원 방안은.
▲대기업과의 계열화를 적극 추진하고 대기업이 보증만 해주면 거래 은행이 신용 대출 해주는 제도도 활용해 볼 생각이다. 농촌문제는 2월초까지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신성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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