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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 퇴적토 방사능 수치 사고 전 461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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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 앞바다에서 채취한 퇴적토 시료 [사진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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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적토 시료 채취에 사용한 원격조정 무인 잠수정(ROV) [사진 그린피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사고가 발생했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 퇴적토의 방사능 오염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린피스, 거주가능 지역 하천에서도 심각한 오염 확인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일본사무소와 한국사무소는 지난 2월 21일부터 3월 11일 후쿠시마 인근 하천과 해저 퇴적토의 방사능 오염도 조사 보고서를 21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인근 해저 퇴적토 시료에서 측정된 세슘-137 방사능 수치는 퇴적토 1㎏당 최대 120 베크렐(Bq, 방사능 단위)이었다. 이는 2011년 원전 사고 이전에 측정된 0.26 베크렐의 461배에 이르는 수치다.

또 원전에서 남쪽으로 60여㎞ 떨어진 곳의 퇴적토에서도 최대 120 베크렐까지 측정되는 등 원전 반경 4㎞ 이내에서 측정된 수치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市)를 지나는 나이다강(江) 바닥에서 채취한 퇴적토 시료에서는 방사성 세슘(세슘-134와 세슘-137)이 ㎏당 최대 2만9800 베크렐까지 검출됐다. 해저 퇴적토 최대치의 200배가 넘는 수치다. 시료를 채취한 지점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북동쪽으로 30여㎞ 떨어진 곳으로 거주제한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북동쪽의 25㎞ 정도 떨어진 오이타강(江)에서도 ㎏당 최대 2만3800 베크렐의 방사능 세슘이 검출됐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쪽으로 90㎞ 이상 떨어져 있는 미야기현의 아부쿠마강(江) 하구에서는 ㎏당 최대 6500베크렐의 방사능이 측정됐다.

그린피스 일본사무소의 활동가(에너지 켐페이너) 카시와기 아이는 "하천 퇴적토에서 발견된 방사능 수치는 후쿠시마 재난으로부터 야기된 환경오염이 얼마나 심각한 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시와기는 또 "이번 하천 조사지점은 아베 정부가 사람들이 들어가서 살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다고 말한 지역"이라며 "이번 조사결과는 원전 재난이 한번 발생하면 절대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3월 후쿠시마 원전 피해지역 가운데 일부에 대해 주민대피 명령을 해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피스 일본사무소의 켄드라 울리히 선임 글로벌 에너지캠페이너는 "산림과 하천의 방사능 오염과 더불어 여전히 원전 부지에 남아있는 막대한 규모의 방사능은 후쿠시마 연안 지역주민과 태평양의 가장 큰 위협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린피스 일본사무소의 조사팀은 아사카제호에 승선해 조사를 진행했고, 그린피스 환경감시선인 레인보우 워리어호의 지원도 받았다. 채취된 시료는 도쿄의 독립적인 연구소에서 분석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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