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 "이승만 전 대통령 대한민국 기틀 만들어주신 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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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 [중앙포토]

정세균 국회의장이 19일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훌륭한 헌법의 제정을 통해 대한민국의 기틀을 만들어주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야권 출신 인사가 공식석상에서 이 전 대통령을 높게 평가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정 의장은 이날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 51주기 추모식’에서 "전 우리 헌법을 볼 때마다 이승만 박사님과 당시 제헌의회 선배님들이 보여주신 혜안과 통찰력에 경외의 마음을 갖는다”며 “제헌헌법에 담긴 정신과 내용 하나하나가 최고 수준의 완결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사의 흐름을 꿰뚫어 보셨던 혜안과 겨레의 앞날을 노심초사 걱정하셨던 민족애가 없었다면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일이었다”며 “이 박사님과 선배 지도자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가 꽃 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오늘 우리가 박사님을 추모하는 마음은 오늘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단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추모사를 맺었다.

야권과 진보 진영에서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후한 평가는 금기에 가까웠다. 지난 1월 당신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어느 나라든 나라를 세운 분을 ‘국부’라고 평가한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국부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더민주 도종환 대변인은 “얄팍한 역사 인식 수준을 드러낸 망발”이라 비난했다.

2014년 2월에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후 첫 일정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하자 정청래 전 의원은 “독일이 유대인의 학살에 대해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이 그 학살 현장이나 히틀러 묘소에 가서 참배할 수 있겠느냐”고 반발해 논란이 됐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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