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축사노예' 청주 만득이 CCTV 확보 … 청주 장애인 100명 중 1명 행방불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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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노예 ‘청주 만득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축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지적장애 2급인 고모(47)씨를 19년간 강제 노역시킨 축사 내 CCTV 4대의 영상을 확보해 내용을 분석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영상을 통해 고씨가 축사에서 어떤 일을 했고 일과시간이 얼마나 됐는지를 확인했다. CCTV 영상에서는 고씨가 오전 5시30분쯤 여물을 주기 위해 축사에 나온 뒤 오후 5시까지 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가혹행위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심리적으로 불안증세를 보이며 피해상황을 진술하지 못했던 고씨가 점차 안정을 되찾음에 따라 조만간 조사를 다시 시작할 방침이다. 그 동안은 심리적 안정이 우선이라고 판단, 전문가 치료와 상담을 병행해 왔다. 이와는 별도로 축사 주인 김모(68)씨 부부와 마을 주민을 상대로 보강 수사를 할 방침이다. 또 고씨 다리에 수술자국이 있는 것으로 미뤄 제대로 치료가 이뤄졌는지, 방치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건강보험관리공단에 병원 진료기록 확인을 의뢰했다.

경찰은 고씨를 강제로 노역시키고 학대한 의혹이 있는 김씨에게 장애인복지법 위반 및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르면 이번 주 내 사법처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가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아 진술은 물론 의사표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진술이 수사에 중요하지만 안정이 우선이기 때문에 당분간 주변수사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부터 3개월간 청주시가 관내 장애인 3만7000여 명을 모두 조사한 결과 1% 가량인 360명의 거주지지 확인되지 않았다. 청주시는 2차 조사를 통해 거주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청주=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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