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당선소감|최승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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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상동아, 광오야, 부끄럽구나. 나는 아직 칠도 덜 마른 가면을 준비하고 도시로 올라오고 말았다. 「모두가 가면을 쓰고 활보하는 거리에서 갑자기 가면이, 벗겨져 버린다면, 나의 가면이 투명인 것을 알 수 있다면, 그리고 모두가 빛 바랜 가면을 벗고 본래의 투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면-. 에피소드다.
모지 창간기념 현상문예 예선심사에서 나의 작품을 슬쩍 뒤춤에 감추고 「이놈아」 하고 나의 가면을 사정없이 까발리시던 송수권 선생님, 그러나 저의 가면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더 벗겨주세요. 진실의 고갱이가 보이게 죽림재 시절의 찬흠, 양주, 미안하네, 단지 조금 운이 좋았을 뿐이네. 다음엔 자네들이 가면을 벗을 차례네.
약력
▲1960년 광주출생 ▲1979년 광주석산고등학교 졸업 ▲1984년 전남대학교 국문학과졸업 ▲현 동대학 교육대학원 2년 재학. 광주진흥고등학교 교사. 「지평」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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