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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지사 막말 파문 ‘일파만파’…야권 반발에 고소ㆍ고발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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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홍준표 경남지사는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중인 야당 도의원에게 “쓰레기”라는 막말을 한 것을 두고 “막말이 아니고 참말”이라고 밝혔다. [중앙포토]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도의원에게 ‘쓰레기’ 발언을 한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둘러싼 막말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해당 도의원이 모욕죄 혐의로 홍 지사를 고소하자 홍 지사는 비서실장을 통해 고발로 맞대응했고, 야권의 비난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정장수 경남도지사 비서실장은 지난 14일 여영국(정의당) 도의원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위반죄’로 창원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에서 정 실장은 “여 의원은 지난달 23일 도의회 5분 자유발언, 지난 12일 도의회 기자회견 등에서 홍 지사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이를 언론에 보도하도록 해 홍 지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지사 주민소환 투표 절차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공연하게 주민소환투표 지지를 호소해 주민소환투표 운동 기간 이외에 주민소환투표 운동을 금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홍 지사도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 의원을 ‘무뢰배’에 비유하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극히 일부 도의원은 의원이라기보다 깜도 안 되는 무뢰배에 가깝다”며 “더는 이러한 무뢰배의 행동을 묵과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쓰레기’ 발언을 막말로 볼 수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비유법으로 상대를 비판하는 것은 모욕이 될 수가 없다”며 “그렇다면 매일 언론에 등장하는 만평은 매일 모욕죄가 되고 정당의 논평도 모욕죄가 된다”는 논리를 폈다.

또 홍 지사는 발언 직후 보인 수세적 자세에서 벗어나 강공으로 선회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 정당 활동의 자유가 있듯이 정치인에게는 정치활동의 자유가 있다”며 “그런 뜻에서 의원답지 않은 '쓰레기 같은 행동'을 하는 의원에게 쓰레기라고 비유하는 것은 막말이 아니고 참말”이라고 설명했다.

야권은 홍 지사의 발언에 반발하고 나섰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홍 지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홍 지사는 오래전부터 도정의 파트너인 도의회를 상습적이고 노골적으로 무시해 왔다”며 “도의회와 도의원은 물론, 막말로 말미암아 상처받았을 도민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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