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중공업 노조, 파업 투표…긴장의 울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경남 지역 조선·자동차 대기업이 일제히 20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도미노 파업이 우려된다. 울산 염포산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위치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3일 공동 파업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파업안이 가결되면 양사 연대파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노동자 대회를 열고 총파업하는 20일 현대중공업 노조도 합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1993년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 파업 이후 23년 만에 공동파업이 현실화한다.

공동파업 묻는 찬반투표 실시
가결 땐 23년 만의 공동 파업
조선노조연대도 “20일 총파업”

그간 14차례 협상이 결렬된 현대차 노조는 이날 전체 조합원 4만7000여 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결렬 후 이뤄진 파업 찬반 투표에서 파업안 가결률이 100%였다는 선례로 미뤄볼 때 파업 찬성률은 과반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파업일은 14일 결정하지만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총파업(20일)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 노조도 1만6000여 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사흘간 모바일 투표를 시작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 5월 10일부터 18차례 협상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 1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이번 파업 안건이 가결되면 즉시 파업이 가능하다.

조선 빅3를 포함한 8개 조선사 3만여 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조선업종노조연대도 20일 총파업을 선언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같은 날 거제도에서 상경해 여의도 KDB산업은행과 서초동 삼성그룹 본사 사옥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지난 11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상경투쟁 중지를 요청했지만 노협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14일 조합원 찬성률 85%로 파업을 가결했던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상황은 비슷하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채권단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산업은행 측의 반응이 없다”며 “삼성중공업 노협과 함께 15일 거제도에서 공동 시민 선전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