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또 '묻지마 살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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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동기나 이유 없이 사람을 해치는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7일 오후 10시25분쯤 김천발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 객실에서 정신질환자 李모(42.무직.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씨가 흉기로 잠자던 승객 閔모(60.무역회사 사장)씨의 가슴과 목 등을 세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당시 객차 안에 있던 승객 1백여명은 李씨의 범행에 놀라 황급히 다른 객차로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으며 李씨는 10여분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평택역에서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李씨는 최근 2년 동안 경기도 오산시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5월 20일 퇴원한 뒤 노숙생활을 해왔으며 10년 전부터 정신병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李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오전 10시10분쯤에는 서울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서 당고개 방면 열차를 기다리던 경찰관 부인 安모(42.경기도 고양시)씨가 노숙자 李모(49)씨에게 떼밀려 선로로 떨어지면서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李씨는 상해 혐의로 경찰 수배를 받아온 전과 7범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노숙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남대문시장에서 옷장사를 하던 安씨는 서울 지하철수사대에서 야근 당직을 마치고 퇴근하는 남편 尹모(48)경위를 만나 옷감을 사러 가기 위해 동대문시장으로 가던 중 변을 당했다. 경찰은 李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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