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가 모자란다|수요 느는데 생산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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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의 감산정책으로 올해사상최저의 수확을 보였던 보리생산이 내년에는 더욱 줄어 보리수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식용·주정·사료용으로 소비처는 있는데 생산량은 대폭 줄어 수급계획을 다시짜야할 것같다.
19일 농수산부가 조사한 올보리 파종면적은 19만2천ha로 지난해 23만9천ha보다 19.8%가 줄었다.
이중 쌀보리·겉보리 파종면적은 13만5천ha(추정)로 작황이 올해와 같을 경우 내년보리생산은 2백30만섬 (올해 2백80만2천섬), 정부수매량은 1백40만섬 (1백71만4천섬) 으로 크게 줄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보리수요는 식용 1백50만7천섬을 비롯, 사료·주정용을 합쳐 내년만해도 3백55만4천섬이 필요한 실정이다. 보리생산이 이처럼 줄어서는 내년부터 식용은 그럭저럭 메운다해도 정부가 보리소비촉진을 위해 연차적으로 추진해오던 보리소주생산은 물론 보리를 사료로 대체, 외화절감을 해오려던 계획이 당장 차질을 빚게될 것같다.
한편 작년말 2백50만섬에 이르던 정부의 보리 재고도를 연말에는 1백만섬 아래로 떨어져 농수산부는 내년 6월 보리생산 때까지 정부 보리방출량을 월 5만섬(올해 10만섬) 으로 낮추고 주정 보리공급도 대폭 줄일 방침으로 있다.
올해 이처럼 보리 파종이 준 것은 가을장마로 쌀수확이 늦어져 보리파종이 보름가까이 늦어진 탓도 있으나 정부가 전량 수매를 약속, 보리증산을 유도하는 것처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알게 모르게 보리 재배를 억제해온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최근 몇년동안 보리가 소비는 줄고 재고는 쌓여 양특 적자에 큰 요인이 되자 사실상의 보리감산정책을 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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