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비디오작품 파리서 “갈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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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비디오예술의 창시자」로 불리고 있는 백남준씨 의 85년도 작품『두개의 얼굴을 가진 아치』를 파리퐁피두센터의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이 새로구입 18일부터일반에게 공개했다.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이 백씨의 비디오예술작품을 정부 예산으로 구입한 것은 『달은 가장 오래된 TV』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백씨의 『두개의 얼굴을 가진 아치』는 풍피두센터가 최근 새로 구입한 세계각국의 유명 현대작가 작품들을 일반에게 선보이기위해 특별히 마련한 「영구수집작품공개전」에 다른 2백여점 의 작품들과 함께 전시됐다.
동서양의 유명한 문들을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한뒤 컴퓨터를 이용, 이를 다시 조형한 영상들을 파리개선문 모양의 아치형으로 쌓아올린 84대의 컬러TV 수상기 화면에 담은 이 작품은 현재 그랑팔레미술관의「앙샹 에 누보전」 에서 전시중인 백씨의『달은 가장 오래된 TV』 와 함께 영상예술의 수작으로 평가될만 하다.
특히 백씨는 아치문의 전면은 파리의 상징인 개선문을, 후면은 서울의 동대문, 남대문, 광화문을 주제로 한 영상들로 장식, 비디오예술을 통해 동서양의 조화를 오묘하게 보여주고 있다.
백씨는 아치문의 전면에 배열된 TV화면에 개선문외에 샹젤리제가와 서양여인의 누드등을 번갈아 등장시켜 개선문과 함께 이들 보조영상들이 끊임없이 어우러지도록 처리, 개선문의 시각적 이미지를 더욱 돋보이게 했으며 후면에 배열된 TV화면도 동대문등 서울의 이름난 문들과 함께 경회루,지방의 산사, 한복입은 여인, 고려청자, 이조백자, 학 등이 빠른 속도로 번갈아 섞이도록 구성해동양의 신비로움을 영상으로 극대화시켰다.
백씨는 이번 작품의 제작과정에서도 실감했지만 세계 각국의 이름난 문들을 비디오영상으로 한자리에 모아 구성해놓으니 『한국의 문들이 어느 나라 의 문들보다 정교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 다.』고 말 하고 있다.
한국, 프랑스, 미국, 서독, 에서 촬영, 편집한 이번작품 의 영상들은 84대의 TV 수상기를 통해 30분마다 화면이 반복되도록 컴퓨터에 입력됐으며 총제작비는 약 10만 달러.
이 가운데 2만 달러가 백씨의 창작료로 계산되고 나머지는 TV수상기 컴퓨터 비디오 테이프등 재료비와 촬영 및 설치비용이라고 백씨는 설명했다.
퐁피두센터는 백씨의 이번 작품제작을 위해 삼성전자는 1백20대의, 컬러TV수상기를 기증했으며 따로 85년도 창작활동 지원비로 3만5천달러를 백씨에게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오는 88년까지 해마다 같은 규모의 창작활동비를 백씨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백씨의 『두개의 얼굴...』등이 전시된 풍피두센터의 「영구수집작품공개전」전야제가 열린 17일 전시장에는 「미테랑프랑스대통령」과 「자크.·랑」문화상,문화계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영구수집작품공개전」에 전시된 백씨등의 작품들은 퐁피두 센터에서 3년간 일반에게 공개한뒤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며 프랑스정부가 현재 추진중인 그랑 루브르(대 루브르박물관)공사가 완전히 끝나는 2000년에는 루브르박물관으로 옮겨진다.[파리=주원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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