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과 성장위한 돌파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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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새해 경제운용계힉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고용과 성장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현재의 경기침체와 실업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할때 이같은 정책의 기본방향제시는 불가피한 궤도수정이다.
다만 우리는 이같은 정책대강의제시가 현재의 긴박하고도 절실한경기·실업문제의 해결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인지에는 의문을 갖지 않을수 없다.
과거의 예로보아 경제운용계획은 언제나 정책의 줄거리와 총양지표증식으로 한 개괄적 청사진의 형태로 제시되어왔다.
이런 류의 청사진은 정부나름의 계획인 동시에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그래서 계획의총체적 모양과 부문간의 밸런스는 물론 정책적인 제스처까지 가미된 희망적 구도로 짜여져왔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상황은 이런 전통적인 계획방식 내지는 경제계획의 미학을 추구하기에는 너무나 절박한 상황이다.
투자는 침체되고 성장은 정체되면서 실업이 갈수록늘어난다.
수출은 혼미를 거듭하고 경쟁력은 날로 떨어지는 가운데 산업의 전반적 효솔저하가 진전되고있다.
이같은 경제국면은 7%성장과 3%의 물가안정, 국제수지의 균형화라는 도식적이고 갈 정돈된 총양계획만으로 해결하기에는너무나 벅차다.
더우기 자체적이고 실질적이며 종합적인 경제타개책으로서의 운용계획이 제시되어야할 시점에 와있다.
문제의 핵심이 산업효솔의 저하와 투자침체에 있다면 당연히 새해 경제정책의 중심은 투자마인드의 회복과 산업효솔화정책이 돼야하는데 이런 실질문제에 대한 정부의새로운 대응방향은 찾아보기 어렵다.
수출설비자금을 1조원으로 늘리고 중소기업의 창업을 지원한다는 정도로는 지금의 경새된 경제국면을 반전시키기에 불충분하다.
민간투자의 정체를 극복하기위해서는 생산적 투자를 저해하는 모든주변요소들을 하나씩 점검하고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활동을 둘러싼 불확보성과 불안정요소가 문제라면 그에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고 자금이 모자란다면 자금대책이 필요하다.
돈이 있어도 투자가 부진하다면 조건을 개선해야한다.
예상수익솔이 계속 낮아지는데도 금리나 금융비용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투자가 되살아나기 어렵다.
엔화강세로 우리와의 경쟁부문이 확대된 일본은 지금도 대출금리가 6·3%선인데 내년은 더욱 낮아져 5·7%까지 떨어진다.
10%를 넘었던 미국금리도 이제는 9%선에 머무르고 내년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 높다.
대만·싱가포르등도 마찬가지다. 경쟁력이 가장 문제되는 시점에서도 그것을 개선하는가장 핵심되는 수단을 계속 외면하는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민간투자 활성화는 종전과 같은 자금살포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 투자진작책은 인플레시대의 패턴이다.
종합적인 투자환경의 개선없이는 고용과 성장을 더이상 추구하기 어려울 뿐만아니라 경제안정조차 이루기 어렵다.
거듭 강조하지만 현재의 경제경새은 잘 정돈된 계획의 균형이나 망나주의정책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집중적·선택적 돌파구가 찾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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