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북한, 한미 사드 도입 발표 다음날 SLBM쐈는데… 합참 "초기비행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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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쐈지만 발사에 실패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9일 오전 11시 30분쯤 함경남도 신포 동남방 해상에서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쐈다"며 "잠수함에서 사출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초기 비행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 6월 22일 무수단 시험발사에 이어 오늘(9일) SLBM 시험발사까지 UN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탄도미사일 발사행위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월 23일 비슷한 지역에서 SLBM을 쐈으며 30여㎞를 비행해 수중 사출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SLBM는 수중에 머무는 잠수함이 압력으로 미사일을 물밖으로 쏘아 올린뒤(cold launch) 뒤 공중에서 점화해 목표물로 비행하는 미사일이다. 북한은 최근 고래급(2000t) 잠수함에 수직발사대를 만들고 SLBM을 탑재해 발사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잠수함에서 수면위로 올라가 엔진 점화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비행 도중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이 쏜 SLBM이 어느 정도 비행했는지, 실패 원인이 뭔지에 대해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300㎞이상 날아가야 SLBM이 완성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15일 무수단 미사일 첫 시험발사 이후 두달여 동안 6차례를 쏜 적이 있어 조만간 SLBM 발사 실험이 추가로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발사 현장에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정보 당국은 북한이 수일 전부터 SLBM 발사 움직임을 보여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지난 3월 핵을 실을 수 있는 모든 미사일을 쏘라는 지시 이후 북한이 다양한 미사일을 쏘고 있다"며 "지난달 22일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가 일정부분 성공하자 SLBM 완성을 위해 미사일을 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인 8일 한미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공식 발표한 직후 미사일을 쐈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SLBM을 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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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원한 정보 관계자는 "잠수함은 수중으로 들어가면 찾기가 어렵다"며 "수중으로 이동해 남해안에서 SLBM을 쏠 경우 사드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아 일종의 무력시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지시를 관철하는 차원과 SLBM 개발,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한 시위 등 다양한 목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는 얘기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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