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불안정성 협심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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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협심증환자의 경과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얼마동안 치료받은뒤 모든 증상이 감쪽같이 없어지는 운이 좋은 사람이 있고 그저 그만그만한 정도로 계속되는 사람도 있으며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악화되거나 심한 부정맥을 일으켜 갑작스러운 일을 당하는 운 나쁜 사람도 있다.
따라서 어떤 증상을 보일때 앞으로 협심증 환자의 경과가 악화될수 있는것으로 생각하여야 하는지에 관해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해왔다. 운이 나쁠수 있는 환자를 골라내는 방법에는 여러가지 검사소견을 기준으로 하는 방법도 있지만 증상의 변화를 기준으로 하는, 즉 환자자신이 곧 알아차리고 의사의 판단을 도와줄수 있는 방법이 있으므로 잠깐 소개를 한다.
우선 협심증 증상이 처음으로 나타난 환자는 협심증이 오래된 환자보다 좀 더 조심스럽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처음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앞으로 감쪽같이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갑자기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적어도 3개월내지 6개월이상 계속된 협심증은 갑자기 악화될 가능성이 그보다는 적기 때문이다. 또 협심증 증상이 악화되는 경과를 보일때, 즉전에는 5층까지 걸어올라가야 증상이 나타났는데 근래는 2층까지만 올라가도 증상이 나타난다는 식으로 악화될 때는 마찬가지 이유로 역시 주의해야 한다.
평소보다 심한 증상이 더 오래 지속될때, 즉 전에는 3분정도 계속되던 통증이 15분이상 심하게 지속될때는 특히 위험성이 커지므로 주의를 요한다.
이와같은 처음 발생한 협심증, 악화되는 경과를 보이는 협심증및 오래 지속되는 심한 협심증등을 묶어서 「불안정성 협심증」이라 부르며 비교적 악화할 가능성이 적은 「안정성 협심증」과는 구분하고 있다. 불안정성 협심증이라하여 반드시 경과가 나쁜것은 물론 아니다. 단지 그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병의 경과가 나빠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혼자서 판단하여 약을 더 많이 먹거나 다른 약을 추가하거나 하며 세월을 보내지 말고 의사와 의논하여 새로운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평소보다 더 심한 통증이 15분이상 오래 지속될 때는 협심증보다 한단계 더 악화된 상태인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이미 진행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신속히 의사와 의논할 필요가 있다.
일단 불안정성 협심증으로 진단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 상태가 무작정 계속되는 것은 아니고 일정기간 조심스럽게 치료를 받아 고비를 넘기면 안정성 협심증으로 되돌아가거나 훨씬 더 좋아질 수 있으므로 실망할 필요는 없다. 협심증의 증상에 대한 이해가 있고 그 경과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으며 신속히 의사의 도움을 받을 태세가 되어 있으면 누구나 비교적 안전하게 협심증과 싸울수 있다.
서정돈<서울대의대·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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