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병 예방 백신, 이르면 5년 내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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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해마다 여름철이면 영유아가 많이 걸리는 질환인 ‘수족구병’을 막을 수 있는 예방 백신이 수년 내 상용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7일 “국내 수족구병 환자에게서 분리해낸 ‘엔테로바이러스 71’을 활용해 바이러스 감염 예방 효과가 뛰어난 백신 후보 물질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수족구 백신·치료제 개발에 나선 지 4년 만에 거둔 성과다.

질병본부, 세계 첫 후보물질 개발
치료 효과 천연물질도 특허 등록

백신 후보 물질은 바이러스 등 병원체에 대해 충분한 방어 효과를 갖고 있으면서도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이 적어 백신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물질을 의미한다.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면 상용화된다. 유정식 질병관리본부 백신연구과 연구관은 “이 물질을 영장류 실험동물에 주사한 결과 수족구병의 감염을 막을 수 있는 항체가 54주간 지속되는 등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수족구병은 여름철 0~5세 영유아가 많이 걸리는 질환이다. 입안과 손·발 등에 물집이 생기며 고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일주일 정도 지나면 낫지만 심하면 뇌염 등 합병증을 유발하며 면역체계가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의 경우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백신이나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최대한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민간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임상시험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5년 내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시중에서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수족구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천연물질도 발견해 특허 등록을 마쳤다. 유 연구관은 “덩굴식물인 아이비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이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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