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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미문화원 점거 대학생9명을 연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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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광주=박근성·김국후·신동연기자】2일 상오 11시55분쯤 전남광주시황금동80 광주 미문화원 원장실을 기습점거, 『미국의 수입개방압력철회』와 주한 미대사와의 면담, 민정당과의 토론회 개최주선, 외신기자 회견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던 대학생9명 (여학생 3명 포함) 이 9시간10분만인 이날 하오9시5분쯤 미문화원측의 요청을 받고 진입한 경찰에 의해 모두 연행됐다.
학생농성과 관련, 미문화원측이 공권력의 개입을 요청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들은 농성도중 경찰이 들어오면 준비해 갖고 들어간 화염병 3개로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했으나 경찰의진입을 눈치채지 못하고 별다른 저항없이 연행됐다.
연행된 학생9명중 8명은 그동안 교내시위등의 주동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아 왔으며 특히 농성을 주동한 전남대 최향동군 (20·행정학과4년)과 위은옥양 (21·불어교육과4년)등 2명은 지난달 16일 전남 화순·광산군농협방화·투석사건의 주모자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이번 농성을 지난달 18일부터 자취방등에서 모의했으며 여러차례 사전답사를 한것으로 드러났다.
◇연행=경찰은 점거사건직후 홍명균전남도경국장 지휘로 기동경찰 3개중대 병력 (5백13명)과 소방차2대, 구급차·호송차 1대씩을 광주 미문화원주변에 배치, 비상대기중 이날 하오8시40분쯤 미문화원 측의 경찰투입요청을 받았다.
경찰은 이어 하오9시쯤 학생들이 종이로 만든 핸드마이크를 들고 창밖을 향해 『잠시후 원장과의 면담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외치는 순간 문화원 직원들로부터 건네받은 열쇠로 원장실문을 열고 병력 58명 (여경3명)을 투입, 학생들을 4분만에 모두 검거, 광주경찰서로 연행했다.
경찰이 원장실에 들어갈 순간 학생들은 화염병 3개에 불을 붙였으나 창밖에서 경찰이 소방호스로 물을 뿜어실패했다.
◇모의=학생들의 광주 미문화원점거는 사전에 철저히 계획했던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밝혀졌다.
점거모의에 참가했던 서군과 전남대 정영현군 (22·통계학과4년)은 이날 미문화원에 나타나지 않고 광주시내에서 사태추이를 지켜 보았던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2명을 긴급수배했다.
◇수사=이 사건을 수사지휘하고 있는 광주지검 문형섭검사는 3일 상오 지금까지 경찰이 조사한 관련학생들의 범죄사실을 토대로 건조물 침입및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키로하고 국가보안법 저촉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키로 했다.
검찰은 또 전남대 최향동군과 위은옥양을 비롯, 전북대 문성섭군등 이번 미문화원점거 농성학생 9명중 8명이 올들어 전남대와 전북대의 시위를 주도해온 혐의로 그동안 집회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수배중이었던 점을 중시, 이번 학내시위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를 펴도록 경찰에 지시했다.
연행된 학생은 다음과같다.
◇전남대 ▲최향동 (20·행정과4년·호남지역학생연합 삼민투본부장) ▲위은옥(21·여·불어과4년·전남대민민투위원장) ▲신호상 (21·무역과 4년·전남대 서클회장) ▲이재석 (21·중문과4년)
◇전북대 ▲문성섭 (21·독문과4년·전북대삼민투위원장) ▲김영숙 (22·여·가정교육과4년) ▲이재규 (22·법학과4년) ▲최낙창 (23·화공과 4년) ▲오미숙 (23·국문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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