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몸에 시퍼런 멍…전남 모 요양병원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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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치매환자의 몸에서 멍자국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6일 "전남 지역 모 요양병원에 입원한 치매환자 A씨(98·여)의 몸에 난 멍자국과 관련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A씨의 가족은 "멍자국이 난 원인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가족은 지난 2일 해당 요양병원에 문병을 갔다가 A씨의 오른쪽 어깨와 등 부위에 나 있는 시퍼런 멍자국을 발견했다.

놀란 가족들이 경위 설명을 요구하자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환자들끼리 부딪혀 난 멍자국으로 보인다" "환자가 화장실에 가다가 넘어진 것 같다" 등 서로 다른 이야기를 했다는 게 가족 측 주장이다.

가족들은 "112에 신고한 뒤 다른 병원으로 데려가 진찰을 받게 했는데 어깨쪽 뼈가 골절됐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의료진 등이 A씨를 폭행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경위를 가려달라"며 진정서를 냈다.

경찰은 지난 5일 진정인 조사를 한데 이어 병원에 찾아가 폐쇄회로TV(CCTV) 녹화 자료를 제출받았다. 이르면 오는 11일부터 병원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병원 측은 고의가 아닌 간병인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간병인이 기저귀를 갈아주기 위해 온돌방에서 생활하는 A씨를 잠시 침대 위로 옮겼는데 잠깐 다른 일을 보는 사이 바닥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간병인이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경위 파악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흥=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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