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회담 속 양자회담' 중국, 새방안 北에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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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사용후 핵연료봉의 재처리를 완료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북핵 문제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외교적 해결을 위한 주변국들의 발걸음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은 16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다자회담 방식을 비롯한 북핵 문제 해법을 집중 논의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이 전화통화에서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지난 14일 평양에서 중국 특사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부부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밝힌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핵 특사 자격으로 지난 12일 평양을 방문한 戴부부장을 통해 북한에 '다자회담 내(內) 양자회담'방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뉴욕 타임스와 AFP 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외신들은 베이징(北京)의 서방 측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후진타오(胡錦濤)국가주석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 명의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자회담 내 양자회담'이란 미국이 주장하는 다자회담과 북한의 양자회담 방식을 절충한 것으로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 등이 참여하는 다자회담의 우산 속에서 북.미 회담을 별도로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戴특사의 방북이 "중요하고 유익했다"고 밝혀 현안인 다자회담 추진과 관련, 북.중 간에 모종의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북한의 사용후 핵연료봉 재처리 완료 통보와 관련, "특별 우려사항"이라고 밝혔다.

바우처 대변인은 "북한이 핵개발을 추구할 경우 고립과 상황악화를 자초할 뿐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영구적으로 폐기할 경우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베이징=김종혁.유광종 특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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