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심각함 일깨운후 자기주장 펼쳐야|정확한 어휘선택하고 문장 좀더 다듬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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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번 과제는「경제적 난국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경제 전문가도 아닌 보통의 고등학생들에게 특별한 묘책이 있을리 없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말할수 있어야 한다.
이럴 경우 우선 고려해야할 점은 우리가 당면한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는 일이다. 외채 4백58억달러를 인구수로 나눠 국민 1인당 얼마씩이나 빚지고 있는지, 혹은 대한민국의 총국토 면적에 외채 총액을 할부해 본다든지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일단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운뒤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펼쳐 나가야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의 시장개방 요구와 우리의 제품 수입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도 그 사례와 함께 자신의 주장이 들어가야 한다.
대학 입시철이 코앞에 닥쳐오면서 논술고사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졌다. 멀리 동남아 싱가포르 교포 학생도 정성들인 글씨로 작품을 보내 왔다. 싱가포르에는 원고지가 없어 대학 노트에 써보낸 전우형군의 글을 이번 선에 넣었다.
㈎는「근래」로 족하다. ㈏는 「인」으로 쓸 것(「ㄹ」변칙동사임). ㈐는 「쓰러질」로, ㈑는 「수 있는 일에는」으로 하는게 좋을 듯. 「도리」는 인륜·도덕적 뉘앙스가 짙은 말이기 때문이다. ㈒는 「둘째」로 고칠 것. ㈓는 주어와의 대응관계가 불안하므로 「저축하는 일이다」로 고치는게 좋겠다. ㈔는 「확장되고 회전이 잘 되면」으로, ㈕는 「돋친」으로, ㈖는「빚을」로, ㈗는 「끼게도 될」로, ㈘는 「이런 일이 실현되려면」이나, 「이번 경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으로 고치면 훨씬 부드러운 표현이 된다.
한성미양은 글을 좀더 다듬어야겠다. ㈎의 「외정」은 「외채」로, ㈏는 「있을 것이다」로, ㈐는「기업체들이 인력을 감축하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대학 출신군들도 구직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기사에도…」로 고치면 좋을것 같다. 또「부딪쳐」는 충돌이라는 뜻이니 「부닥쳐」(직면하다)로 하는 쪽이 낫겠다. ㈑는 「보기로 한다」로, ㈒는「풍요로운」으로 고치자. ㈓에서 절약되는 것은 전기(력)지 전등은 아니다. ㈔는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으로, ㈕는 「요컨대」로 고쳐 쓰도록 할 것.
많은 응모자중 서울중구 황학동의 유연희양, 인천 동산고의 최원군, 서울여상의 손명옥양의 글이 좋았다. 손명옥양에게는 명필보다 읽기 쉬운 글씨(서체·필체)로 쓰기를 권하고 싶다. 김은전 <서울대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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