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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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등소평은 최근 자신은 『한 60년은 더 살고 싶다』는 말을 한 일이 있었다. 올해 81세, 여기에 60년을 보대면 1백41세다. 설마 그렇게까지야 살수 있을까.
지난 9월초순 「닉슨」전미국대통령이 북경에서 등소평과 만나 담소하는 자리에서도 역시 건강문제가 화제가 되었다.
이때 「닉슨」은 등소평이 『건강비결』 에 관한 책을 써 내면 미국에서 『수백만부』는 팔릴 것이라고 농담했다.
등이 「닉스」 에게 얘기한 건강비결은 세가지. 첫재는 낙관적인 생각을 하고, 둘째는 너무 많은 일을 하려들지 않으며, 셋째는 모든 근심·걱정을 떨쳐버리는 것.
1966년 문화혁명 세력에 위해 주자파 (자본주의 추종자) 로 몰려 강서성으로 유배당했을 때 등소평은 이미 62세의 노인(?)이었다. 그는 누구와 말도 제대로 못하는 감시생활 속에서 아침에는 트랙터공장의 막노동을, 오후에는 채소발 일을 해야 했다. 때로는 마루바닥을 닦는 일도 했다.
그 시절 한겨울 혹독한 추위 속에서 등은 냉수마찰을 거르지 않았다.
아마 평범한 사람같으면 분노와 증오와 좌절 속에서 건강은 커녕 제물에 주저앉고 말았을 것이다.
문화혁명후 그야말로 칠전팔기로 일어난 등소평을 보고 모택동은 『그의 마음은 둥글다』 고 말했다. 비관하지 않는, 세상을 낙관하며 사는 그의 생활신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등소평은 지금도 줄 담배에 술을 즐긴다고 한다. 또 하나 즐기는것은 하루도 쉬지 않는 수영.
며칠전 등은 북경을 방문중인 「키신저」전미국무장관과 만나서도 또 건강을 화제로 삼았다. 등은 「매사에 과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건강비결이라고 했다.
그야말로 공자가 말한 「과유불급」(과유불급)의 인생훈, 그대로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비유.
이것은 역시 낙천적 기질의 일면이다.
지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레이건」 미국대통령 역시 칠순의 고령으로 승마를 하고, 장작을 팬다. 그 역시 낙천가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2천억달러를 넘고, 무역적자가 1천5백억달러도 더 된다고 나라 안팎에서 떠들썩해도 그는 웃는 얼굴로 활달한 제스처와 유머를 잊지 않는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때론 낙천적인 무드는 국민정신건강을 위해서도 해롭지만은 않다. 물론 신뢰의 기반을 가진 낙천주의라야 한다는 전제는 필요하다.
아뭏든 앞서 두 노인의 건강비결은 동·서양이익 일맥상통하는 최선의 불문율이란 점에서 흥미있다. 아무리 숨가쁜 현대인일지라도 때때로 유유자적의 정신적인 멋은 잃지 말아야 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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