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감각에 별리와 한이 소재| 시조문학상수상자 한분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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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작품 『지등』으로 계간 「시조문학」이 제정한 「한국시조문학상」 제3회수상자로 결정된 한분순씨(39)는 여류로서는 처음으로 시조문학상을 받았다.
(못내 서운해도/쏟아내지 못하는걸/낙엽에만 실려도/호르륵/타버릴 걸/조용히/옷고름 고르며/문설주에/앉는/달… 「작품지등의 일부」)
『끊길 듯 가냘프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우리 민족과 그 민족성을 지등으로 나타내 보았습니다. 바람 한번 불면 꺼져버릴 듯한 지등이지만 어둠을 밝혀내는 힘이 있음을 보았습니다』 한씨는 별리와 한을 많이 다루었다.
한씨는 시조의 정형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현대적 시형태에 가깝도록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의 시는 거의 현대시와 가까운 모습으로 나타나며 감각에 있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드러내려고 애쓴다.
70년대 서울 신문 신춘무예에 『옥적』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한씨는 시집 「실내악을 위한 주제」와 『청』『소식』『비가』『저물듯 오시는 이』 등의 작품을 내면서 맑은 목소리의 시조를 써내는 시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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