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끝없는 도전(하) - 세계강호와 겨루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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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제 남은 과제는 멕시코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세계의 강호들과 맞서 예선을 통과, 8강에 진입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선수·코칭스태프, 그리고 협회가 삼위일체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멕시코 고원의 꼬레아선풍」을 기대하는 축구관계자들의 본선대책과 전망을 들어본다.
◇이수환축구헙회 부회장
월드컵본선진출티켓을 따냄으로써 일단은 그 동안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은 게 사실이나 그렇다고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 열매를 어떻게 충실히 가꿔 알찬 수확을 거두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온갖 지혜를 짜내 1단계(16강 진입), 2단계(8강 진입)목표아래 현 월드컵팀의 멕시코행에 최대한의 뒷바라지를 해야할 것이다. 이에 대해선 이미 코칭스태프에 구체적인 마스터플랜 작성을 일임한바있다.
특히 협회로선 스포츠외교에도 힘써 행여 우려되는 불리한 조편성 등의 불이익이 초래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지난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아시아대표 쿠웨이트가 영국·프랑스 등 강호들의 틈바구니에서 예선 탈락한 것은 좋은 예다.
◇박병주 서울신탁은 감독
중요한 건 역시 팀전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일이다. 물론 남은 6개월 동안 커다란 전력향상을 기대하긴 힘들다. 다만 현재로선 세계수준과의 격차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해외전지훈련(남미 또는 유럽)을 권하고 싶다. 특히 멕시코가 해발2천m가 넘는 고원지대임을 감안, 현지적응을 고려한 대상지 물색 등 충분한 사전조사를 잊어서는 안될 줄 안다. 일본이 지난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동메달의 쾌거를 이룬 것도 충분한 현지적응훈련을 쌓은 결과다.
◇최은택 포항제철감독
어떤 전술이건 간에 기본체력·기술에 우선하지는 않는다. 사람에 맞게 양복치수를 재는 게 도리이지 양복에 사람을 억지로 꿰어 맞출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마찬가지로 현 월드컵 팀이 최정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공격전형구사나 미드필드를 맡고있는 박창선 조광래 이태호 등의 역할분담에도 솔직히 불만이 있다.
이점에서 월드컵팀 구성은 모름지기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층을 총망라, 구성돼야하며 보다 재능 있는 유망주의 과감한 영입, 보강이 바람직스러울 것으로 본다.
차제에 서독에서 활약 중인 차범근이나 유공의 스트라이커 김용세 등의 보강도 고려해봄직하다.
◇박종환 올림픽팀감독
현 월드컵팀의 실력이 결코 세계무대에서 크게 처진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8강을 목표로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우선 체력 면에서 전·후반을 충분히 소화해 내야하고 스피드 또한 배가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만 조직력이 강화될 수 있고 힘의 유럽축구나 개인기의 남미축구에 맞서 겨룰 수 있다. 한국축구의 강점은 역시 조직적인 팀플레이에 있기 때문이다.
◇유현철 축협경기이사
본선 진출의 의미는 물론 참가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는데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성급한 기대나 지레 포기해 버리는 자세 또한 옳지 못하다.
예선을 통과했다는데 도취해서 자만에 빠져서도 안 된다.
다만 욕심을 갖는 것은 성적 이전에 이 기회를 한국축구발전의 기폭제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축구인구의 저변확대 내지는 국내축구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월드컵본선진출의 큰 뜻을 찾고 싶다. 지금부터 본선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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