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축구″로 일 수비벽 뚫어라 <월드컵 예선 한일 1차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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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빠른 측면돌파로 일본의 수비벽을 뚫어라』-.
86멕시코월드컵축구 본선 티켓을 놓고 일본과 마지막 결전을 벌이는 한국대표팀은 그 동안 일본의 예선내용을 철저히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수비에 능한 팀. 특히 주장 「가또」(가등)를 중심으로 한 두터운 수비는 가히 철벽에 가깝다는 평을 듣고있다.
따라서 공격력에서 다소 우위에 있는 한국으로서는 미드필드 장악에 이은 수비 격파가 승부의 관건인 셈.
이를 위해 한국이 크게 기대를 걸고있는 카드는 빠른 측면돌파에 있으며 이 경우 측면돌파는 역시 좌우 날개의 변병주 (변병주) 김주성 (김주성)이 그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 전술이 이미 일본팀에 많이 노출돼 있음을 감안, 한국은 최근 부상에서 회복, 팀훈련에 합류한 노장 조광래 (조광래) 박창선 (박창선)으로 허리를 두텁게 한 후 발빠른 이태호 (이태호)를 최순호 (최순호)와 나란히 공격선봉에 포진시켜 짧은 숏 패스에 의한 중앙돌파도 아울러 구상하고 있다.

<양국 예선 전적 호각…득14·실2|최근엔 한국 상승, 일은 하향세>
김정남(김정남) 감독은 그 동안 훈련을 총정리, 23일 출발에 앞서 주전선수 기용과 공격전략을 거의 굳혀놓았다. 그러나 신중한 김감독은 5∼6가지의 작전 구상 중 어느것을 택할는지는 확실히 밝히지 않고 있다.
나란히 예선 6게임씩을 치른 한국과 일본의 전력은 기록상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호각지세. 득· 실점 역시 득점14, 실점2로 똑같다.
그러나 공격력에서 한국은 9명의 선수가 고른 득점을 보인 반면 일본은 「하라」(원·5골) 「기무라」(목촌·4골) 「니시무라」(서촌·3골)등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여 대조적이다.
게임당 득점 비교에서는 최근 3게임에서 일본은 하향세를, 한국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반대로 실점면에서는 일본의 안정된 수비력이 두드러졌다.
한국은 양날개 (변병주·김주성)와 허정무 (허정무)가 모두 7골을 잡아내 공격력의 50%를 담당했고 최순호를 비롯한 6명의 선수가 각각 1골씩을 득점, 어느 누구도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전원 득점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반면 일본은 5게임에서 한 골씩을 넣은 스트라이커 「하라」, 프리킥의 명수 「기무라」,그리고 발 재간이 좋은 「니시무라」에 크게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득·실점뿐 아니라 어시스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인. 한국은 총 9명이 11개의 어시스트를, 일본은 5명이 9개의 어시스트를 각각 기록해 이 부문에서 역시 한국의 강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본의 「기무라」는 득점뿐 아니라 어시스트(3개)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펼쳐 한국에 가창 위협적인 요주의 인물로 지목됐다. 특히 「기무라」는 일본이 따낸 4개의 세트플레이를 모두 득점에 연결시키는 등 정교한 슈팅 솜씨를 과시하기도 했다.
예선 성적만로 상대적인 우위를 점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다만 특정팀의 득·실점 력은 곧 그 팀의 공·수 팀컬러와 상관관계를 맺게된다는 점에서 한일 전력비교는 귀중한 의미를 담고있으며 이번 한일전에 대비한 열쇠 또한 여기서 찾게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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