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별특색 지닌 교복 살아날 듯| 「자율화」서 물러선 중고생 복장·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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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고교생들의 교복이 금지 4년만에 되살아나게 됐다. 두발 또한 덥수룩한 장발이 없어지고 스포츠형이 일반화 될 것으로 보인다.
문교부는 민정당의 정책건의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지난 82년1월에 단행했던 중·고생 교복 및 두발자율화를 학교장 재량에 맡겨 글자그대로 「자율화」 하기로 한 것이다. 여전히 「강제사항」아닌 학교장 「임의사항」으로 됐지만 내년 새학기신입생부터는 대부분의중·고교가 학교나름의 교복을 정하고 두발모양 또한 규제할 것이 틀림없다.
82년1월에 단행된 교복·두발자율화조치는 당사자인 학생이 주체적으로 복장과 두발형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에 따라 이들의 지도책임을 맡은 학교장의 재량권은 일체 배제해왔고 이에 따라 생활지도상의 부작용이 끊임없이 지적돼왔기 때문이다.
사실 학생들의 지도에 책임추궁을 당할 때마다 일선학교에서는 옷은 멋대로 입혀놓고 행동은 일정하게 할 수 있느냐고 반발해 왔고 청소년비행중 학생들의 비행이 자유복장이후 급격히 늘어왔다.
민정당의 정책건의를 받아들이는 형식이긴 하지만 문교부가 교복·두발을 학교장 재량에 맡기기로 한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문교부는 일선학교로부터 구체적으로 교복·두발의 학교장 재량권 없는 자율화가 ▲중· 고생들이 확산되고 있는 사회의 유해환경으로부터 자기방어내지 피보호수단을 상실했고 ▲이에 따라 비행집단에 휩쓸리기 쉬웠으며 ▲학교에 대한 소속감이나 단체내지 집단정신이 약화됐을 뿐 아니라 ▲옷을 통해 특히 여학생의 경우 경제적 부를 나타내려는 바람직하지 못한 경쟁풍토까지 조성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더구나 학교장의 입장에서 보면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자율화는 특히 건학(건학) 정신에 비추어 복장에서부터 행동에 이르기까지 학교나름의 특색을 갖고 싶어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고충을 들어왔다.
이번의 학교장 재량에 맡기는 실질적인 자율화로 이전의 모든 학교가 같은 모양으로 차렸던 군대식 제복이 되살아날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에 대해 문교부관계자는 『4년동안 자유복에 대한 인식이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에게도 뿌리내려 앞으로의 자율화는 당초에 의도했던 학생들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발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교부관계자는 학교장 재량에 의한 자율화가 지난 4년간 자유복의 장점으로 지적돼 온 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직 학생에게만 선택권을 주어왔던 현재의 교복·두발자율화가 학생들에게 외모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 했고 학부모에게는 경제적·정신적부담을 주었으며 교외생활지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는 또 학생들이 자유스럽고 활동에 편리하다는 점외에도 개성을 살리고 심미감·창의력·자율성 신장교육에 기여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고 이는 학교장들이 계속해서 살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율화이후에도 특수목적으로 설립된 전국 34개 고교에는 교복착용이 허용됐으나 부산해양고교 등 7개교만이 교복을 실제로 착용해왔는데 학생·학부모는 자유복과 교복의 찬성률이 최근 조사결과 절반씩으로 나타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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