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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사이클 이론」을 정립|노벨 경제학상 받은 모딜리아니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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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7번째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랑코· 모딜리아니」 교수 (67) 의 학문적 업적은▲라이프사이클 이론을 비롯해▲기업의 금융분석▲통화주의에 대한 비판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그의 라이프사이클이론은 50∼60년대 초까지에 걸쳐 계속되었던 소비함수이론논쟁에 있어 가장 주목을 끌었었던 이론이다. 즉 소비형태는 현재의 소득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기보다도 일생에 걸친 자신의 평생소득의 흐름전체를 감안해서 결정된다는 논리다.
예를 들면 청년시대에는 벌이가 적어서 소비가 소득을 앞서게 마련이고 40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소득이 소비를 앞서게 되고 이렇게 해서 모아진 저축으로 노후생활에 충당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소비는 경상소득의 함수가 아니며 따라서 소득이 는다고 해서 곧 비례로 소비도 같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라이프사이클 속에서 결정되어진다는 것이다.
한편 기업의 금융형태에 대한 연구업적도 대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모딜리아니-밀러이론」을 통해 기업의 가치는 자금조달을 어떻게 하던 지에 상관없이 그 기업에 대한 예상투자수익률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실성 면에서는 비판의 여지를 담고 있긴 하나 기업금융의 일반적인 통념에 대해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케인지언의 한 명으로 분류되고 있으나 극단적인 입장을 피하고 있다.
통화주의자들에게 비판을 기회 있을 때마다 펴왔으나 금융시장자체의 중요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는 스스로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모두가 통화론자 일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주장하면서 통화론자를 공격하는데 앞장을 서며 유명한 「라디오논쟁」의 일화까지 남겼다. 통화론자인 「프리드먼-멜처」의 앞 글자를 딴 FM과「안또 (일본계경제학자)-모딜리아니」의 앞 글자를 딴 AM사이의 논쟁이 그것이다.
그는 191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출생, 39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뉴욕사회연구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44년「유동성선호와 이자 및 통화이론」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콜럼비아대· 일리노이대 등을 거쳐 6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MIT대에서 경제 및 금융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66년부터 미련준고문, 71년부터 브루킹즈연구소 자문위원으로 있으며 미국경제학회회장, 미국재정학회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80∼84년 중 「모딜리아니」교수 밑에서 수학한 박원암 KDI부연구위원은 「모딜리아니」교수가 미국의 거시경제학계에서 「프리드먼」 교수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존재라고 말하고 『1백70cm가 채 못되는 자그마한 키에 성격이 매우 소탈해 젊은 층과 끊임없이 토론과 대화를 즐기는 타임』이라고 소개했다.
박 박사는 「모딜리아니」교수가 지난 81년부터 MIT의 박사과정학생들이 노벨 경제학상수상자를 예측하는 모의투표에서도 해마다 첫 번째에 올라있었다고 밝히고 단순한 이론보다도 이론과 실경험의 경합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있다고 소개했다.
박 박사는 또「모딜리아니」교수가 현재강의는 전혀 없고 박사과정학생들만 1주에 1번씩 화폐금융워크숍을 지도하고있는데 아직도 67세란 나이답지 않게 학생들이 한마디를 물으면 열마디를 답할 정도로 탐구적 열의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성격은 노 교수 답지 않게 남다른 데가 있어 젊은 층 교수처럼 스포츠카를 타고 다닐 정도로 활달하여 학생들과의 거리감이 없다고 한다. <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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