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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교통사고 줄이자” 면허증 공양하는 일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지난 21일 일본 후쿠이(福井)현 후쿠이시 아유카와마치(鮎川町)의 사찰 간쇼지(願生寺)에서 운전면허증 공양식(供養式)이 거행됐다. 공양식은 65세 이상 고령자의 자발적 면허증 반납을 장려하기 위해 간쇼지와 후쿠이시, 후쿠이미나미(福井南) 경찰서·교통안전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후쿠이현 등서 자진 반납 장려 운동
65세 이상, 반납 땐 버스승차권 줘

이즈미 다카후미(出見隆文) 간쇼지 주지는 반납 받은 면허증 10개를 제단에 놓고 불경을 읽으며 공양을 진행했다. 공양 참석자들도 독경하며 오랜 세월 함께 한 면허증에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이날 나이가 들어 운전이 두렵다며 면허증을 반납한 고령자들에겐 2000엔(2만2000원)짜리 버스 승차권이 제공됐다. ‘면허 공양’을 고안해낸 에도 요시로(江?義朗) 후쿠이미나미 경찰서장은 “더 많은 사람이 반납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면허 공양을 했다”고 말했다.

고령자 교통사고는 일본 교통 안전의 골칫거리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는 노화에 의한 체력·판단력 저하로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2005년만 해도 65세 이상 고령자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2955명으로, 비고령자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3982명)를 밑돌았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10년 역전된 이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비고령자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1870명으로 전년(1920명)보다 감소한 반면, 고령자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2247명으로 전년(2193명)보다 증가했다.

고령자 운전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가 갈수록 늘면서 일본 각지에서 고령자의 면허증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 오카야마(岡山)현은 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자에게 교통시설이나 마트 할인 혜택을 주는 ‘오카야마사랑 카드’를 지급한다. 일본 정부도 도로 표지판 크기 확대, 고령 운전자 전용 주차구역 마련, 고령자 대상 운전 강습 등 고령자의 교통 안전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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