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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고령자, 운전면허증에 감사 공양제 지낸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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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일본 후쿠이(福井)현 후쿠이시 아유카와마치(鮎川町)의 사찰 간쇼지(願生寺)에서 운전면허증 공양이 실시됐다. 이날 공양은 고령자의 자발적인 운전면허증 반납을 장려하기 위해 후쿠이미나미(福井南) 경찰서와 후쿠이미나미 교통안전협회, 후쿠이시 지역교통과가 함께 주관했다.

이즈미 다카후미(出見隆文) 주지승은 반납을 받은 운전면허증 10개를 앞에 놓고 경을 읽으며 공양을 진행했다. 공양 참석자들은 함께 절에 모여 독경하며 오랜 세월 함께 했던 면허증에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이날 면허증을 반납한 주민들에겐 2000엔(2만2000원)에 해당하는 버스 회수권이 제공됐다.

'면허 공양'을 고안해낸 에도 요시로(江?義朗) 후쿠이미나미 경찰서장은 "바늘 공양(낡은 재봉 바늘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공양하는 일본의 전통 행사)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면허증을 정성 들여 공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더 많은 사람이 반납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면허 공양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간쇼지엔 이날 지역 주민을 위한 면허증 반납 출장 창구도 개설됐다. 부부가 함께 반납을 위해 찾아온 다치카미 미야코(刀上みや子, 85)는 “과거엔 모터사이클을 타고 어디든 마음껏 다녔지만 2년 전에 허리가 나빠져 지금은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이현의 지난해 전체 교통사망사고 가운데 고령자에 의한 사고 비율은 44.2%로 나가노(長野)현에 이어 일본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고령자 운전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후쿠이현을 비롯한 일본 각지에서 고령자의 운전면허증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 오카야마(岡山)현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교통시설이나 마트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오카야마사랑 카드'를 지급한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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