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거물 몰린 기재위 ‘어벤져스 군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21일 오전 국회 430호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장. 20대 국회 첫 상임위 회의가 열리자 여야 의원 26명이 마주 앉았다. 기재위에는 여야 차기 대선주자와 당 대표 후보들이 대거 몰려 ‘어벤져스’ 군단을 방불케 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17, 18대에 이어 기재위에 속하게 된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인사말에서 “이번에 중량감 있는 분들이 특히 많이 오셨다”고 평할 정도였다.

김종인·김부겸·유승민·정병국…
각당 당권·대권 거론 후보들 포진
구조조정·추경 등 기싸움 예상

새누리당에선 최근 복당해 당권이나 대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유승민(4선) 의원과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정병국(5선) 의원이 자리를 잡았다.

심재철(5선) 국회부의장 등 다선 의원은 물론이고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종구(3선)·이혜훈(3선) 의원도 눈에 띄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종인(5선) 비상대책위 대표를 필두로 당권과 대권 도전을 놓고 고민 중인 김부겸(4선) 의원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 중인 박영선(4선)·송영길(4선) 의원이 포진했다. 헌정 사상 첫 여성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현미(3선) 의원도 ‘야권 어벤져스’로 합류했다. 국민의당에선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기재위 대표 주자로 나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 이슈가 중요해지면서 여야는 핵심 의원들을 기재위에 배치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기재위에서 활동했었다. 기재위에선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문제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둘러싼 여야 간 기싸움이 예상된다. 현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나 야권이 추진 중인 법인세 인상 등 ‘뜨거운 감자’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거물급 인사들의 면모를 보니 1992년 미국 대선 때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구호가 나왔던 게 떠오르더라”며 “여야가 주고받을 공격과 수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